法 "혐의·법리에 다툼 여지… 공방 필요"
특검 "소명 부족 아냐… 충분 증거 수집"
사실상 마지막 영장… 12명 중 7명 구속
국회의 12·3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영장이 기각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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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막판 승부수가 법원 문턱에서 제동이 걸렸다. 비상계엄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구속을 남은 열흘 여 수사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 영장 기각에 어그러진 것이다. 특검팀은 추 의원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뒤 법정에서의 협의 입증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추 의원 구속영장이 기각된 3일 특검팀은 '법원 존중'과 '아쉬움', '추 의원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수긍할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무장한 군인들에 의해 국회가 짓밟히는 상황을 목도하고도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박지영 특검보)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특히 특검팀은 법원의 기각 사유 중 "혐의 및 법리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대목을 두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관계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면서 "다툼의 여지이지 소명 부족이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해석 차이일 뿐, 관련 증거를 충분히 수집했다고 자부하는 등 수사에 모자람은 없다는 얘기다.
조은석 내란·외환 특검팀 박지영 특별검사보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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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실제 추 의원의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입증에 자신하는 눈치다. 영장 재청구를 하기 보다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 "법원의 합당한 판단과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쪽으로 방침을 발 빠르게 정한 이유다. 물론 이달 14일로 종료되는 수사 기간을 고려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입증에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신속한 결정이었다.
계엄 당일 해제요구안 표결 전 추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실에서 논의했던 다른 의원들은 공범으로 볼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해 기소하지 않을 예정이다. 추 의원에게 수사력을 집중할 여건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영장 청구 때 제외했던 혐의를 추가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심의·표결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포함될 수 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밤 비상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 예결위 회의장→당사'로 수차례 바꿔 공지하면서 계엄 해제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홍철호 전 정무수석·한덕수 전 국무총리·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면서 국무위원과 참모들이 반대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 국회에 군경이 진입하려는 모습을 보고 위헌·위법한 계엄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점 등에서 내란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핵심인 국회 통제에 가담했다는 논리도 촘촘히 세워둔 상태다.
다만 추 의원 영장 기각으로 더 거세질 야당의 정치 탄압 공세는 막판까지 특검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당장 추 의원이 "정치, 야당 탄압을 중단하고 민생을 지키고 미래를 키우는 데 집중해 달라"고 불만을 터뜨린 데 이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계엄과 탄핵, 내란몰이의 어두운 과거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날"이라고 거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이 상식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 밝히고,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식적 결정에 깊은 유감"이라며 특검팀에 힘을 싣는 양상이나 이 또한 '수사 성과'에 대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특검팀은 출범 이래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문상호·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재구속을 포함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까지 7명을 구속했다. 반면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과 한 전 총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황교안 전 총리에 이어 이날 추 의원까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특검팀의 구속수사 대상은 추 의원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내란·외환 특별검사팀 주요 대상 구속영장 청구 결과. 그래픽=Nano Banana·이유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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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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