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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시위와 파업

    동덕여대 “2029년부터 남녀공학 전환”… ‘래커칠 시위’ 학생들 “강력 규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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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장 “공론화위 권고안 수용”

    작년 시위-고소 충돌 재연 우려

    동아일보

    3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내 한 벽면에 남녀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문구가 래커 스프레이로 적혀 있다. 여성 사립대인 동덕여대는 이날 교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여 2029년부터 공학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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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래커칠 시위’ 등 격렬한 내부 갈등을 겪은 만큼 이번 결정 이후 학교 안팎의 긴장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3일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권고를 존중해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재학생·동문·교직원·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론화위는 전날 ‘공학 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발표하며 남녀공학 전환을 공식 권고했다. 공론화위는 올해 상반기부터 공학 전환 여부를 둘러싸고 토론과 설문을 진행해 왔다.

    전환 시점은 재학생의 학업 환경을 고려해 4년 뒤로 잡았다. 김 총장은 “찬성 의견이 더 많았지만 재학생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창학 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학교 측은 향후 구성원 설명회와 여러 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학생 의견을 배제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 산하 중앙운영위원회는 “의사 존중 없이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며 “학생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끝까지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운영위는 3∼5일 진행되는 남녀공학 전환 찬반 학생 총투표 결과를 학교 측이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졸업생 10여 명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백주념기념관 앞에서 ‘동문 배제하는 비민주적 학교 운영 규탄’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재학생들은 4일 오후 2시 교내에서 항의 시위를 열 예정이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 속에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신중론도 일부에서 나온다.

    공학 전환 논란은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당시 학생들은 의견 수렴 없이 전환을 추진한다며 본관을 점거하고 건물 외벽에 스프레이로 문구를 적는 래커칠 시위를 벌였다. 이후 학교가 일부 학생을 고소하며 갈등이 이어졌는데, 이번 발표로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학의 자율 판단이며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14일 이내 교육부에 보고만 하면 된다.

    현재 전국 4년제 여자대학은 이화여대와 동덕여대를 포함해 7곳(전문대 포함 14곳)이다. 앞서 덕성여대, 성신여대 등에서 공학 전환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진 않았다.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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