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세운지구 찾아 주민간담회 진행
병목지점 검토·일정 구체화
추진 의지에도 한호건설 토지 매각 등 문제 여전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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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앞 세운4구역을 찾아, 다시 한번 사업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주민간담회를 통해 사업 추진 장애 사항을 검토하고 추진 일정을 구체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첫 삽을 뜨기 위해서는 여러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4일 오전 4구역에서 노후화 한 지역을 재정비할 수 있고 녹지 공급도 가능한 만큼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는 주민 의견을 듣고 사업 추진 일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는 세운지구에 높이와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기여로 공원을 확충해 광화문 광장의 3배에 달하는 '녹지생태도심'을 조성할 계획이다. 4구역은 이러한 방침에 따라 최고 높이를 당초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종로변 101m, 청계천변 145m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민간부지에 약 1만3100㎡의 개방형 녹지를 조성한다.
그러나 국가유산청은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종묘 앞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달에는 유네스코도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권고했다. 이는 세계유산 주변에 개발사업이 있을 때 유네스코에 알리고 영향평가를 받는 제도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신규 지정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여권은 물론, 라자르 일룬드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까지 세계유산영향평가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사업지 내 토지의 약 10%를 들고 있는 한호건설의 토지 처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시가 4구역의 용적률을 확 풀면서도 초과이익 환수 장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한호건설의 의견 개진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자, 땅을 팔겠다고 나섰다. 오해와 논쟁을 피하겠다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전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SH는 매입 요청에 대해 '검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부채만 20조236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부채가 더 커져 22조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H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구룡마을 등에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도 겹쳐 섣불리 한호건설 지분을 사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호건설은 SH 매입이 불가할 경우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4구역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어느 건설사라 하더라도 매입에 부담이 있다. 또 사업 지연, 금융비용 상승 등 리스크가 나타난 것도 부정적 여파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
오 시장은 전날 공개된 '일타시장 오세훈 - 종묘와 세운4구역 이슈 총정리' 영상을 통해 "20년 이상 지연된 세운지구 주민들에게 길게는 4년 이상 소요되는 영향평가를 받으라는 것은 한마디로 사업을 접으라는 것"이라며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도심부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의 자산 가치로 이어져야 하는데 대안 없이 정쟁화되면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건축 디자인으로 얼마든지 역사적으로 보존해야 할 공간이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기에 이런 방안을 가지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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