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링크트인 ‘마이마이’ 분석…베이징·상하이서 근무
쿠팡, 아마존보다 징동과 유사…낮은 인건비도 장점 꼽혀
쿠팡에서 약 3천400만건에 이르는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4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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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의 외국인 개발 인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건 용의자로 중국인 전 직원이 지목된 가운데 최근까지 중국 인력 채용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중국판 링크트인으로 불리는 ‘마이마이’를 살펴본 결과, 최근 수년간 쿠팡 관련 채용 게시글이 올라왔다. 쿠팡 직원 인증을 받은 계정주가 작성한 채용 공고가 올해 하반기에도 올라와 있었고, 헤드헌터가 ‘쿠팡에 추천해 주겠다’며 올린 게시글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중국의 쿠팡 개발 인력들은 베이징, 상하이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일한 것으로 보인다. 한 홀딩스 그룹의 수석 부사장이라고 밝힌 계정은 “업계 상위 10대 기업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인 쿠팡의 상하이 사무실은 창타이 플라자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쿠팡은) 알리바바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며 직급과 관계없이 많은 알리바바 (출신)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며 “장점은 잔업이 없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추천자들은 쿠팡 근무의 장점으로 초과 근무 없음, 유연한 근무 시간, 재택근무 옵션, 다양한 혜택, 안정적인 연말 보너스, 높은 기본 급여, 충분한 연차 휴가, 보충 주택 기금, 상업 의료 보험 등을 언급했다. 특히 중국 IT 기업은 직원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까지 일하게 하는 근로 관행 ‘996 근무제’로 악명이 높다. 하지만 쿠팡에는 없다는 점을 내세운 글들이 눈길을 끌었다.
올해 4월에는 쿠팡이 백엔드 엔지니어·데이터 과학자·시니어 제품 관리자·수석 통역사 등을 채용하는데 베이징, 상하이, 서울이 근무지라는 글도 게재됐다. 쿠팡 관계자로 보이는 계정은 영어가 가능하면 한국어는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 개발자 채용으로 보이는 ‘쿠팡 푸드 배달 데이터 분석팀’ 채용 공고도 올라왔다. 해당 계정주는 “한국 서울에 거주하며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하고 대기업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며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프런트엔드·백엔드 개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쿠팡이 중국인 개발자를 대거 채용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를 꼽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쿠팡이 채택한 이커머스 시스템이 미국 아마존보다 알리바바·징동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 닮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아마존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 성격이 강하다. 또 트래픽 처리, 상품 추천 알고리즘,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적 연결에 집중하는 IT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쿠팡은 물건을 직매입해 자사 창고에 넣고 배송까지 담당하는 ‘수직 계열화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징동과 유사한 업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보다 중국 개발자 손을 빌리는 것이 시스템 운영에 더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IT 업계 관계자는 “한국보다 앞서 대규모 물류 자동화를 경험한 중국 개발자가 인건비도 낮고 쿠팡이 원하는 개발 시스템을 더 숙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쿠팡이 비교적 짧은 시간 급격히 사세를 확장하면서 이용자 정보 보호 부분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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