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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정용수의 뉴스터치] 대통령과 북 억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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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정용수 논설위원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외신 기자가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민을 송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처음듣는 얘긴데…”라며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을 바라봤다. 어떤 질문이 나오더라도 받아치며 사이다 화법을 구사하던 이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는 다른 아주 이례적인 장면이다.

    북한은 2013~2016년 김정욱·김국기·최춘길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자 구호와 선교활동을 하던 한국인을 억류중이다. 북한을 방문했던 탈북자 3명 등 최소 6명의 한국인이 북한에 잡혀있다. 이들은 국가전복음모죄로 무기 노동교화형(교도소에서 노동)을 선고받았다는 내용 이외에 알려진 게 없다. 억류자 가족과 국내외 인권 단체는 이들의 생사 확인만이라도 해달라며 수시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한 문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 있는 내용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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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하고, 전직 대통령을 평양에 보내 데려오곤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때인 2018년 새벽 2시에 공항에 나가 귀환자들을 맞이하는 등 국민의 생명 보호를 우선한다.

    이 대통령은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 10여년 동안 억류돼 있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니 당황스럽다. “남북대화 재개 노력을 통해 북한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실의 어제 입장 발표도 한가하게 들린다. 자신의 가족이 억류돼 있어도 그랬을까. 대북정책에도 실용을, 그리고 억류자 석방을 위한 관심과 절박함이 필요하다.

    정용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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