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웹사이트 곳곳에선 한국인의 계정이 공공연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날 타오바오뿐 아니라 중고 거래 사이트 시엔위(閒魚) 등 다른 여러 중국 웹사이트에서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과 서점,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을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쿠팡 계정을 판다는 글도 많았지만, 한국에서 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져 파장이 커지자 며칠 새 자취를 감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다이궁(代工·보따리상)은 올리브영, 무신사 등 인기 있는 한국 업체의 한국 계정 여러 개를 산 뒤 한국에서만 적용되는 할인 행사에 맞춰 물건을 구매하고, 계정 하나당 구매량이 제한된 상품도 대량으로 사들인다”고 말했다. 이렇게 산 물품을 배송 대행사를 통해 중국으로 들여와 이윤을 남긴다는 것이다. 구매한 한국 계정으로 리뷰를 조작해 인기 제품 순위에도 영향을 주는 일도 암암리에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범죄를 위한 ‘재료’로 한국 계정이 거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본다. 특히 국내 쇼핑몰들이 한 번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 다음 거래 때는 정보를 다시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원터치 결제’를 속속 도입하는 게 타깃이 될 수 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면 곧바로 재산상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29일 G마켓에서는 고객 60여 명이 무단 결제 피해를 입었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되는 ‘스마일페이’를 통해서였다. G마켓 측은 “외부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고객 아이디로 로그인한 뒤 이미 등록돼 있던 간편 결제 서비스로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환불 보상을 결정했고, 수사기관과 협조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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