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윤 어게인’ 아닌 ‘윤 네버’ 돼야”
장 대표는 강성 바라보며 대여 공세 주력
지선 앞 지지율 답보 땐 불만 고조 가능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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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불법계엄 1년인 지난 3일 계엄을 정당화하는 입장을 내놓자 4일 당내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아 지지율 침체가 지속되면 당내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계몽령’을 이야기하는 듯한 이야기는 당대표로서 해선 안 되는 이야기”라며 “‘윤 어게인’이 아니라 ‘윤 네버(neve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 대표가) 언제 윤 (전) 대통령과 뚜렷하게 절연하는지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못한다고 하면 많은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서 지도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거나 지도자 자격을 의심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메시지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프고 비참했다”며 “윤 전 대통령 메시지와 비슷해서 또 한 번 실망했다”고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 25명 명의로 불법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내는 데 동참한 김 의원은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해 정치적으로 절연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여 공세에만 주력했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왜곡죄 신설·2차 종합 특검 추진을 두고 “나치 정권의 히틀러 총통을 꿈꾸는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 나치 전범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은 아닐 것”이라며 “국민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민주당과 진보당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것을 두고 “간첩 말고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법을 폐지하겠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을 간첩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 정권은 중국 간첩들이 활개 치게 만들어 놓았다”고 색깔론을 폈다. 그는 최근 이 대통령이 종교의 정치 개입 사례를 지적한 데 대해 “급기야 마지막 자유의 보루인 종교 탄압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불법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거부해 비판이 일자 대여 공세로 시선을 돌리고 강성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 대표에게 사과를 촉구하거나 비판적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도 당장 지도부 퇴진론에는 선을 긋는 분위기다. 전날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동참한 권영진 의원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서 “우리가 장 대표를 치받고 반란을 일으키려고 한 게 아니다”라며 “이제 민심으로 나아가는 항해를 시작하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걸 국민들께 전하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 대표의 우경화 행보와 그에 따른 지지율 답보가 지속되면 장 대표를 향한 내부 비판 여론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장 지방선거 출마자들 사이에서 ‘이런 식으론 선거 못 치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장 대표를 비판하는 의원들이 세력화하면 지도부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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