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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트럼프 보란듯…美상원, ‘엔비디아칩 中수출 전면차단 법안’ 초당적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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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H200 中수출 검토에 보란듯 美 의회 강경대응

    초당적 법안…“中의 첨단 AI 칩 접근, 차단해야”

    헤럴드경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의 상원 사무실에 도착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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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상원의원들이 4일(현지시간) 엔비디아의 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전날 국방수권법안에서 해당 조항을 제외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상원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미 의회를 찾았지만 소용 없었다. 이번에 상원이 발의한 법안은 중국이 미국의 핵심 인공지능(AI)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막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하나다.

    미 의회가 4일(현지시간) 발의한 ‘안전하고 실행 가능한 칩 수출법(Secure and Feasible Exports Chips Act)’, 일명 세이프 법안(SAFE Act of 2025)은 향후 30개월 동안 대중국 AI 칩 수출 통제 조치를 법으로 고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엔비디아는 H200과 블랙웰 등 최첨단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행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수출 허용 기준이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고, 현재보다 더 높은 성능의 AI 칩이 중국에 넘어가는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법안 발의는 백악관이 엔비디아 H200의 대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며 “이 가능성에 대해 일부 정부 관계자들은 즉각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소위원장 피트 리켓츠 의원은 공동 발의자인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과 함께 “미국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앞서 있는 이유는 세계적인 연산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리켓츠 의원은 “중국이 이러한 칩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AI 칩 제한을 법제화하고, 미국 칩 기업들의 빠른 혁신을 뒷받침하면 연산 능력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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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GTC 기술 라이브 키노트 프리게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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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쿤스 의원도 “21세기의 향배는 누가 AI 경쟁에서 승리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AI 기술이 ‘사상의 자유와 자유시장’이라는 미국적 가치 위에서 발전할지, 중국 공산당의 가치관 위에서 발전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에는 공화당 톰 코튼·데이브 맥코믹 의원, 민주당 진 샤힌·앤디 김 의원도 참여했다.

    법안 추진은 의회 내 대중 강경파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 10월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안보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본격화됐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 ‘미국진보연구소(Institute for Progress)’의 칩 전문가 사이프 칸은 중국이 엔비디아 H200을 확보할 경우 기술적·산업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H200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다면 중국은 최첨단 블랙웰 대비 조금 더 높은 비용만 들여도 최전선 규모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해 초강력 AI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 글로벌 경쟁을 벌일 강력한 무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을 만났다. 회동 전 그는 “중국은 성능을 낮춘 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화당 존 케네디 의원은 황 CEO를 겨냥해 “그는 성부·성자·성령보다도 더 많은 돈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더 많은 돈을 원한다”며 “중국에 기술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들을 만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 또한 딥시크(DeepSeek) 등 중국 AI 기업의 부상을 거론하며 첨단 칩의 대중 수출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만약 딥시크 때문에 ‘스푸트니크 모멘트(기술 우위에 안주하다 후발 주자의 기술력에 충격을 받는 순간)’가 우려된다면 모든 칩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 첨단 칩은 물론 금융 지원도 전면 차단해야 한다”며 “대출·증시 접근 금지, 교육 금지, 중국 유학생 금지까지 핵무기 냉전 시절처럼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칩 수출을 지지하는 백악관 AI 고문 데이비드 색스와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비난하며 “색스는 중국 공산당의 대리인처럼 행동해 왔고, 황은 무기상”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 측은 “AI는 원자폭탄이 아니다. 원자폭탄은 누구도 가져서는 안 되지만, AI는 모두가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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