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각 전환 후 첫 시험대
LOI 부재, '적극적 의사 부족' 신호
청산가치 161억으로 높아
무응찰 시 '파산·청산' 시나리오 현실화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초록마을 매각 주간사인 삼일PwC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잠재적 인수 후보자로부터 LOI를 접수한다. 초록마을은 당초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정해놓고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조건부 인수 예정자를 찾지 못하면서 지난달 말 현재의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앞서 KK홀딩스가 초록마을 최대채권자인 신한캐피탈의 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며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지만, 채권단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매각 절차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LOI 제출 기업의 유무다. LOI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일부 기업은 이를 제출하지 않고 본입찰에만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LOI 부재를 곧 적극적인 인수 의사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오는 22일 마감되는 본입찰이 무응찰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초록마을 M&A의 성패를 가를 핵심 쟁점은 인수자가 청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높은 인수 난이도다. 조사위원 산정 결과, 초록마을의 청산가치는 약 161억원으로 평가돼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수자 입장에서 기업의 미래 가치(계속기업가치)보다 당장 청산했을 때 얻는 가치(청산가치)가 더 크다는 의미로 투자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는 요인이 된다.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서는 청산가치를 넘어서는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데, 공익채권 약 30억~4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매각가는 최소 120억~130억원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너무 높은 데다, 인수자가 수십억원 수준의 공익채권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까지 있어 인수 후보자들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만약 오는 22일 진행되는 본입찰에서도 인수자가 나서지 않는 무응찰 상황이 발생한다면 초록마을은 회생 동력을 잃게 된다. 이 경우, 재판부는 채무자, 매각 주간사,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2차 M&A 개시 혹은 법적 파산 및 청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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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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