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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진옥동號 2기, ‘AI·생산적금융·내부통제’ 질적 성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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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사실상 연임
    ‘디지털 커런시’ 선제적 대응 주력
    생산적금융·소비자보호 정책 대응
    헤럴드경제

    지난 4일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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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임기 동안 그룹 내 AX(인공지능 전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왔다는 점도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진 회장이 1기에서 디지털 금융의 초석을 다졌다면 2기에선 스테이블코인과 AI 기반 금융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적금융과 소비자 보호·내부통제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발을 맞추는 것 역시 핵심 과제로도 꼽힌다.

    진 회장은 지난 4일 신한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최종 면접과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후보 1인으로 낙점됐다. 주주총회 의결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단독 후보인 만큼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이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안이 승인되면 2029년 3월까지 임기를 3년 더 수행하게 된다. 진 회장은 “1기 때 강조했던 ‘일류신한’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신뢰를 가장 큰 축으로 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진 회장 성과 중 우선 눈에 띄는 대목은 실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023년 진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그룹 순이익 4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올해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조4609억원으로 연말 ‘5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도 힘 쓰면서 3년 임기 동안 시가총액(4일 기준 38조2085억원)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1기가 양적 성장으로 기반을 다졌다면 2기에서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진 회장의 구상이다. 그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 핵심 키워드로 ‘질적 성장’을 제시하며 “1기 때 굉장히 강조했던 것이 손익계산서(PL) 중심의 경영에서 재무제표(밸런스 시트, BS)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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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진 회장은 AI 금융·생산적금융·내부통제를 중심으로 질적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략 구상은 진 회장이 직접 ‘디지털 커런시’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서도 읽힌다. 진 회장은 “레거시 금융에서 디지털 커런시로 전환될 때 무엇이 먼저 바뀌고 어떤 인프라와 프로세스를 갖춰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고민 단계를 넘어서 내재화·체계화하는 단계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AX·디지털 부문’을 신설하며 전사적 AI 전환(AX)에 본격 착수했다.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에서 유통까지 염두에 둔 금융서비스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신한은행은 자사 상생 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땡겨요는 진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사업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긴 비금융 플랫폼인 만큼 상생금융과 디지털 금융을 동시에 실험할 수 있는 대표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가계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기업금융 비중을 높여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전략 변화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지면 주주 환원 여력을 나타내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하락할 수도 있다. 기업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릴수록 자본 비율이 약해지는 딜레마 속에서 주주가치 ‘밸류업’ 이행도 챙겨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소비자 보호와 내부 통제 강화도 중점 추진 과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중심에 둔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며 감독·검사 등 주요 업무 전반을 재설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은행권은 횡령과 같은 금융사고뿐만아니라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대응 체계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진 회장은 “내부 통제는 동료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힘들더라도 신뢰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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