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후 한파로 도로 곳곳이 얼어붙은 5일 서울 보광초등학교 인근에서 시민이 빙판길을 조심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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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 뒤 밤사이 기온이 떨어져 빠르게 얼어붙은 빙판길에선 낙상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특히 노년층이나 골다공증 환자는 낙상이 골절과 장기 치료로 이어질 수 있으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겨울철엔 보행로 곳곳에 미끄러운 빙판이 생기기 쉽다. 추운 날씨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두꺼운 외투와 여러 겹 껴입은 옷 때문에 민첩성이 떨어지면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낙상 위험이 커진다. 가장 흔히 부상을 입는 부위는 손목, 발목, 고관절 등으로 심한 경우 척추까지 손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손상 빈도가 높으면서 치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할 부위가 바로 엉덩이뼈를 포함하는 고관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일반적으로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 일대가 부러지는 것을 말한다. 이곳이 골절되면 체중을 버틸 수 없어져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개월 동안 침상 생활이 불가피해 폐렴과 욕창, 혈전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커진다. 이 때문에 고관절 골절수술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에 달할 정도로 높다. 게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2년 내 사망률은 70%대에 달할 정도로 높아진다.
김상민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은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은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이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골절까지 입진 않더라도 엉덩방아를 찧으며 엉덩이와 허리 주변을 다쳐 불편이 커지는 경우도 많다. 꼬리뼈 주변 근육에 충격이 가해지면 주변 조직이 긴장되고 앉거나 자세를 유지하는 데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대둔근·이상근·다열근 등 꼬리뼈 주변 근육을 이완하고 근막 긴장을 완화해 회복을 돕는 관리가 필요하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경우엔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에 베개를 두고 눕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초기 통증은 냉찜질을 하고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다만 노년층이나 뼈가 약한 상태라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했을 수 있으므로 단순 통증으로 여기고 넘어가기보다는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선 일상적인 보행 습관부터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보폭을 좁히면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으면 넘어질 때 몸을 제대로 지탱하기 어려워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신발은 바닥이 미끄럽지 않고 마찰력이 큰 밑창으로 된 것을 신고, 지나치게 긴 바지나 헐렁한 옷은 보행을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한파·폭설·빙판 등 바깥 활동과 보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다면 불필요한 외출은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할 경우 경로를 미리 살피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난간이나 지지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행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김상민 교수는 “겨울철 낙상은 단순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고 고관절 골절과 같은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행 습관과 외출 환경을 평소보다 더 엄격히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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