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욱 산업부 차장 |
HBM4는 AI 시대를 이끌 첫 핵심 표준으로 평가된다. 기존 HBM3E는 성능 한계가 다가오고 있고 GPT-5 등 초거대 AI 확산이 예고됐다. 결국 누가 더 빨리, 더 완성도 높은 HBM4를 대량 생산하느냐가 시장 판도를 좌우한다. 삼성은 이를 '역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4는 구글 텐서처리장치(TPU) 공급망의 관문인 브로드컴 테스트에서 초기 목표치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은 그간 공정 이슈로 품질 논란이 있었지만, HBM4에서는 D램과 로직 다이 설계를 강화해 성능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품질 우려를 벗고 성능 중심 경쟁으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삼성의 가장 큰 무기는 생산 여력이다. AI 투자가 급증하는 시장에서 공급 능력은 곧 점유율이다. 삼성은 평택 신규 라인 가동 등 확장 카드가 충분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미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향 공급에 라인이 포화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구글 TPU 수요가 뛰는 내년에는 삼성의 공급량이 올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구글의 전략 변화도 삼성에 기회다. 구글은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고 자체 ASIC(주문형 반도체) 기반 TPU 생태계를 키우고 있다. 이 구조에서는 메모리와 로직의 최적화를 함께 설계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갖춘 삼성은 구글의 요구에 가장 근접한 파트너다.
삼성이 HBM4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기서 밀리면 AI 시대 주도권은 완전히 사라진다. HBM은 둔화된 반도체 수요 속에서도 유일하게 성장하는 영역이다. HBM4 경쟁에서 앞서면 패키징과 파운드리까지 확장 동력이 커진다. 반대로 뒤처지면 시장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구도로 굳어진다.
내년은 분수령이다. 구글 TPU가 HBM4로 전환되는 시점이며, 엔비디아 차세대 GPU도 HBM4 채택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어느 기업이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향후 10년 경쟁력을 가를 것이다. HBM4는 삼성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새 판의 주인이 되느냐, 기존 질서의 변방에 머무느냐. 그 결과는 2026년에 드러난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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