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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기고]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포항 산업전환의 결정적 기회(김상헌 전 경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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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우 기자(=포항)(tailor7506@naver.com)]
    프레시안

    ▲ 김상헌 전 경북도의원 ⓒ 프레시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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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은 오랫동안 철강산업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를 ‘대규모 토목사업’에서 찾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영일만대교 같은 상징사업이 지역경제에 일정한 파급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포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지금 포항이 마주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일, 그리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포항 설립은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다. 포항이 지난 세대에 놓쳤던 ‘전후방 산업 생태계 구축’의 기회를 다시 잡는 일이며, 도시의 산업 지형을 완전히 다시 쓰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과거 우리에게는 “제철소가 있으면서 못 공장 하나 없다”는 아쉬운 평가가 따라붙곤 했다. 거대한 산업이 있었음에도 부품·소재·기술 기업을 함께 키우지 못한 부분은 분명한 과제였다. 이제 데이터센터 유치를 계기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세계 여러 도시들은 이미 데이터센터를 통해 산업 전환에 성공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은 애플과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유럽의 대표적인 디지털 혁신 도시로 자리 잡았다.

    미국 아이오와 역시 농업 중심 지역이었지만, 메타·MS·구글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며 AI·클라우드 기술 기업과 친환경 전력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산업지대를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에도 데이터센터를 전략 산업으로 선택해 금융·AI 서비스 허브로 도약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도시 산업 구조를 업그레이드하는 촉매라는 점이다.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면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네트워크, 전력 솔루션 기업 등 다양한 첨단 기업이 함께 유입된다.

    POSTECH과 한동대를 중심으로 AI 연구·인재 양성 체계가 산업과 직접 연결되며, 이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르고 찾아오는 도시’로 전환할 수 있다.

    철강 기반 중소기업들도 AI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경쟁력이 강화되어, 전통 제조업과 신산업이 결합하는 포항만의 융합형 산업 모델이 가능해진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친환경 전력 인프라가 필요해 수소·신재생에너지 산업 유치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철강이 과거 산업의 쌀이었다면, 데이터는 미래 산업의 쌀이다. 포항은 지난 세대에 산업의 쌀을 만드는 도시였다면, 이제는 미래 산업의 쌀을 저장하고 가공하며 활용하는 도시로 변화해야 한다. 이 전환점에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포항 경제의 방향을 ‘과거의 확장’이 아닌 미래의 도약으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포항은 늘 위기 속에서도 길을 찾는 도시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토목 구조물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키워낼 비전과 결단, 그리고 이를 실천할 준비다.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는 포항의 다음 50년을 설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반드시 지역 전체의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

    [김창우 기자(=포항)(tailor75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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