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판하는 꼴"
"尹 인연, 골수 지지층 손가락질 벗어 던져야"
"배신자 소리 들어도 돼… 지선 이겨야"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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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3선 중진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장동혁 대표 면전에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불법 계엄을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통해 당이 바로 서야 한다는 취지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비판을 하면서 우리 자신이 더 비판할 자격을 갖추자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사법농단, 국정농단을 저지르고 대장동 항소를 포기하는 상상 밖의 행동을 해도 대통령 지지율이 60% 가까이 가는데, 우리 당 지지율은 과락 수준에서 변동이 없다"며 "왜 그렇겠냐. 우리가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그런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상계엄에 대해 아직도 잘못했다는 인식을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아무리 이재명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들 마음에 다가가지 못한다. 백약이 무효"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우리가 계엄을 사과하고 윤 대통령과 절연하는 것을 제일 싫어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우리에게 마음을 주고, 이재명 정부가 마음 놓고 국정 분탕질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와신상담의 자세로 윤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 던지고 계엄의 굴레를 벗어나자"며 "어이없는 판단의 부끄러움을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또 "국정 마비가 계엄의 원인이라는 얘기는 더 이상 하면 안 된다. 아무리 그래도 계엄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었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가 지난 3일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언급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의 반발에 대해서는 "우리를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지지 세력, 당대표를 만들어 준 분들의 섭섭함은 지방선거 이겨서 보답하면 된다"며 "몇 달간 배신자 소리 들어도 된다. 지방선거 이겨서 대한민국을 살려야 할 거 아니냐"고 했다.
불법 계엄 사과 성명 발표에 앞장섰던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발언문을 공유하며 "윤 의원의 인식과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깊이 공감한다"고 적었다.
윤 의원은 불법계엄 1년을 앞두고 장 대표에게도 같은 취지의 요구를 했다고 한다. 그는 해당 발언 직후 본보 통화에서 "당대표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다시 일어나야 당이 살고 나라가 살 것 아니겠냐"며 "계엄 1년을 지켜봤는데, 계엄을 털어내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을 마비시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를 꺼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 정부 출범 직전엔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이라는 중책을 맡는 등 윤핵관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정부 출범 초기 윤 전 대통령과 멀어진 이후 줄곧 거리를 둬왔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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