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비 임금 경쟁력 1/4 수준…높은 유출 압박
기업 69% "채용 확대"…중견·중소는 경쟁 밀려
플랫폼 기업 중심 쏠림…제조업·전통업종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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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전문인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이동성이 높아 기술 유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AI 전문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전문가 수는 2024년 5만7000명 수준으로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데이터·AI 활용이 일상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인력 수요가 모든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수급 불일치는 더욱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AI 인력의 이직률은 15.9%로 전체 노동시장보다 높은 수준이며, 약 1.1만 명(16%)이 해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 숙련될수록 해외 취업 가능성도 커져 국내에서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임금 경쟁력이 낮다는 점이 인력 이탈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AI 기술 보유자에 대한 임금 프리미엄은 6% 수준에 그쳐, 미국(24%) 등 주요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능력 있는 인재일수록 한국을 떠나는 환경'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연구팀장은 "국제 비교에서는 임금 프리미엄이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으로 글로벌 인재 경쟁 측면에서는 다소 불리한 환경"이라며, "전체 AI 인력 중 약 16%가 해외 근무 중일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종별 수요 역시 차이를 보였다. 플랫폼·IT 대기업 중심으로 고임금 포지션이 늘어나는 반면, 중소기업·전통 제조업은 채용 경쟁에서 밀리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PPT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69%가 AI 인재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인력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 분야별로는 딥러닝, 자연어처리 등 최신 분야에서 인력 유출이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기술의 숙련도가 높을수록 해외 리쿠르팅 타깃이 되기 쉽고, 기업도 급여·처우 경쟁을 버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AI 전문인력이 주로 제조업에서 활동했다면, 현재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업으로 이동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디지털 선도기업 중심의 편중이 두드러졌다.
교육 기반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 석·박사급 전문 연구인력은 여전히 핵심 부족 분야로 지적되며, 기업들은 '경력직 선호가 높지만 공급은 신입 중심'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공급 구조가 기업의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삼일 팀장은 "결국 AI 인력의 양적 확대를 넘어서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보상 체계 그 다음에 여러 연구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AI 인력 유출을 방지하고 더 많은 재능들을 국내로 유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투데이/서청석 기자 (blu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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