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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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동아시아 인근 해역에 100척이 넘는 군경 함정을 배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90척 이상의 중국 해경과 해군 함정이 운항 중이며, 이번 주 초에는 한때 100척을 넘었다. 중국 함정들은 서해 남부에서 동중국해,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 그리고 태평양에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11, 12월에 해상에서 군사훈련을 많이 한다. 하지만 100척이 넘게 동원된 건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해상 무력 시위라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지난해 12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남태평양 도서국을 순방하면서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경유했다. 당시 중국은 대만과 일본을 잇는 이른바 ‘제1도련선’ 인근에 해군 군함 60척과 해안경비대 함정 30척 등 90척을 보내 훈련을 진행하며 대만을 압박했다.
중국은 대규모 함정 동원과 관련해 구체적인 훈련 계획 발표 등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난징대학살 기념일인 13일경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에 공개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쯔유(自由)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일 갈등 국면이 이어질 경우 군사적 위협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연합훈련 리젠(利劍·날카로운 칼)-C를 진행해 대만과 일본을 압박할 수 있다”고 3일 보도했다. 중국은 대만 포위훈련인 ‘리젠’ 훈련을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차례 진행했다.
차이밍옌(蔡明彦) 대만 국가안전국장은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4개의 해군 편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만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중국군의 움직임을 최대한 폭넓게 예상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계속 밀착해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5일 중국이 함정 100여척이 해상에서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기하라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군사 동향에 대해 평소 정보수집과 분석에 힘쓰고 있지만, 하나하나 답변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답했다.
한편, 일본은 대만에서 불과 111km 떨어진 최서단 요나구니섬에 대공 전자전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날 일본 방위성은 요나구니에서 부대 배치 계획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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