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유엔사 부지 오염·발암물질, 한강 유입 우려
재조사·차수벽·정화대책 전면 재점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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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용산1)이 지난 5일 ‘용산 미군반환부지 및 유엔사 부지(더 파크사이드 서울)‘ 일대의 토양·지하수 오염 문제와 환경영향평가 부실,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가능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녹사평역 일대 미군부대에는 수십만 톤의 발암물질이 매립돼 있으며, 이 오염물질이 수십 년간 지하수를 따라 유엔사 부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며 “녹사평역(고지대)에서 유엔사 부지(저지대)까지 약 450m 구간은 지하 오염물질 이동에 취약한 지형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구간의 이동에 약 20년이, 한강까지는 약 30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정화 작업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인근 주택가와 한강까지 확산돼 서울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유엔사 부지 환경영향평가의 절차적 부실도 문제로 제기하며 “환경영향평가 초안부터 3차 보완서까지 ‘투수계수 10⁻⁶ 수준의 차수벽 설치’가 명확히 기재돼 있었는데, 최종 협의 단계에서 별도 절차 없이 해당 조건이 삭제됐다”고 했다다. 이어 “서울시 시스템상 2021년 10월까지 협의조건으로 유지돼 있었기 때문에 삭제를 위해서는 반드시 재협의가 필요하지만 그 절차를 거친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만약 핵심 방지대책이 재협의 없이 삭제됐다면 이는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현재 공사 현장에서 2023년 6월경 설치된 차수벽은 일반 아파트 공사에서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시공하는 일반 차수벽일 뿐, 오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차수벽이 아니”라고 했다. 이어 “2020년 12월 10일자 환경영향평가 제3차 보완서의 수질 항목에는 굴착 경계와 흙막이 사이의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오염방지 차수벽’ 설치와, 2003년부터 녹사평 유류오염 정화를 수행해 온 기관과 협의하여 정화·감시 체계를 연계하라는 조건이 명시돼 있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지속되는 유엔사 부지의 오염은 2008년 8월 1차, 2018년 9월 2차로 두 차례 발견돼 정화가 진행됐다. 그러나 2023년 1월 아파트 공사 착공 이후 같은 해 11월 터파기 과정에서 카드뮴(Cd), 납(Pb), 아연(Zn), 구리(Cu), 총석유계탄화수소(TPH) 등 다수 유해 항목이 기준치를 초과해 다시 검출됐다.
이후 용산구는 외부 정화업체 보고서를 근거로 정화 명령을 승인했으나, 담당 공무원이 현장 검증 없이 서류만으로 오염 여부와 정화 적정성을 판단했다는 전문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차수벽 설치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면 즉시 점검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공사 중지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가 현재 미군반환부지 주변 유류오염 확산을 감시하는 지하수 수질 모니터링을 위해 16개소를 선정하여 조사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유엔사 부지 인근 이태원1·2동, 서빙고동, 보광동, 한남동, 이촌1동, 한강로동, 남영동 등 주거지역은 동일한 지하수 유동 경로에 놓여 있다”며 “반드시 재조사 범위에 포함해 집중 점검해야 하며, 시민들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도록 내년 초라도 긴급 조사 계획을 수립해 오염물질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정성국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토지 전체가 반환돼야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정부와도 협의가 필요하다”며 “환경영향평가 관련 사항은 기후환경본부와 협의해 나가고, 추후 재조사 확대 계획을 수립해 의회와 소통하면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유엔사 부지와 관련한 환경영향평가 심의과정 및 결과, 오염방지용 차수벽 설치, 사후관리 및 모니터링 진행 자료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공식적으로 요구한 상이다.
김 의원은 “용산 미군반환부지와 유엔사 부지는 서울 한가운데 위치한 대규모 개발지로 환경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다”며 “서울시에서는 지금이라도 녹사평역 부지일대에 대한 토지오염실태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지하수와 토양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서울시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행정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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