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석희·이용욱 SK온 각자대표. [사진=SK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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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육지 500MW, 제주 40MW 등 총 540MW 규모로, 배터리 기준 약 3.24GWh(기가와트시)에 달한다. 준공 기한은 2027년 12월이다.
◆SK온, 1차전 참패 딛고 '안전성 차별화' 승부수
1차 사업에서 삼성SDI가 산업 기여도와 국내 생산 캐파를 앞세워 전체 물량의 80%를 가져가고, LG에너지솔루션이 나머지를 수주했다. 다만, SK온은 사실상 의미 있는 실적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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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입찰을 앞두고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평가 체계를 크게 손봤다. 가격 평가 비중이 60%에서 50%로 줄고, 비가격 평가가 40%에서 50%로 확대됐다. 특히 비가격 평가 내에서 화재 및 설비 안전성 점수가 22점에서 25점으로 상향됐고, 세부 항목 중 '화재에 대한 안전성' 배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대폭 늘었다. 중국산 배터리를 앞세운 저가 전략은 설 자리가 줄어든 대신, 국내 생산과 안전 설계가 사실상 당락을 좌우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등 잇단 사고 이후 ESS를 '국가 기반시설 보안' 관점에서 다루기 시작한 흐름이 고스란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1차 입찰에서는 캐파와 가격이 우선 평가 기준이었다면, 2차에서는 안전성 검증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SK온 입장에서는 '승산 있는 게임'으로 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1차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SK온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전 설계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구조로 재편되면서, 단가와 생산능력에서 뒤졌던 SK온이 기술·평가 요소에서 만회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SK온 서산공장 전경. [사진=SK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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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충남 서산공장에서 ESS용 LFP 파우치 배터리 양산을 검증하며 국내 생산 체제를 구축 중이다. 서산공장 전체 캐파는 7GWh 수준이지만, SK온 측은 수주 물량에 따라 ESS 전용 라인을 늘리거나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체적인 ESS 전용 캐파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주에 맞춰 투자 속도 조절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온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안전성 차별화다. 수주전에 LFP 배터리로 참여하는 것도 안전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을 적용해 배터리 내부 저항과 반응 특성을 분석하고, 열화나 내부 단락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하는 진단 시스템을 ESS에 도입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인접 모듈로 열이 번지는 것을 막는 구조 설계와 열 확산 방지 솔루션을 더해 '화재가 나기 전 위험을 찾아내는 ESS'를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강화된 화재·설비 안전성 평가에서 사전 진단과 열 확산 차단 기능을 앞세워 최대한 가점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배터리 3사 모두 '국내생산 카드'…"안전성 점수가 당락 가를 것"
2차 입찰에서 SK온이 상대해야 할 경쟁사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차 입찰에서 중국 난징산 LFP를 제출해 산업 기여도에서 불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뒤, 충북 오창에 국내 첫 ESS용 LFP 양산 라인을 깔며 반격에 나섰다. 오창 라인을 통해 2027년 1GWh 생산을 목표로 하고, 국산 LFP와 안전성을 앞세워 재도전에 나선다. 삼성SDI는 울산공장 기반 각형 삼원계(NCA) 배터리와 15GWh급 국내 캐파, 국산 소재 사용 이력을 내세워 대규모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검증된 공급자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SK온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전경 [사진=SK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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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사이에서 SK온은 LFP 채택에 따른 원가·화재 안정성, EIS 기반 사전 진단 기술과 열 확산 방지 솔루션, 서산공장을 활용한 국내 생산 전환 계획을 3대 무기로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단기 캐파에서는 삼성SDI에 뒤지고, 국내 생산 체계 확충 계획의 구체성과 속도 측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만큼 신뢰를 줄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는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3사가 모두 국내 생산 카드를 꺼낸 만큼, 결국 SK온이 얼마나 높은 안전성 점수를 확보하느냐가 2차전에서의 실제 수주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의 국내 생산 체제가 결정적 변수였다면, 2차 입찰에서는 안전성 평가 강화로 인해 각 사의 기술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SK온이 EIS 기반 사전 진단 기술로 안전성 점수를 확보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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