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한은 공동 세미나 개최
"잠재성장률 5년 후 마이너스 예상"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은행, 대한상공회의소 공동주최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 세미나에서 최태원(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특별대담을 마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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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을 두고 "AI 산업은 거품이 아니다"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7년 내 AI인프라에 최소 1,400조 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5일 열린 대한상의·한국은행 공동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의 특별대담에서 "한국이 현재의 글로벌 AI 경쟁에 제대로 뛰어들려면 7년 안에 20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1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1기) 구축에 약 70조 원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총 1,400조 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글로벌 'AI 3강'이란 목표 달성을 위해선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AI 분야에서 우리와 큰 격차로 1·2위인) 미국과 중국과 똑같은 수준에서 경쟁할 수 없다"며 "우리가 가진 적은 자원(리소스)을 '선택과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해야 우리 목표인 '3강'에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AI 버블' 논란에는 "주식 시장은 항상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더 오르는) '오버슈팅'하는 속성상 버블이 있지만, AI '산업'은 버블이 없다"고 구분지어 말했다. 이어 "AI 시장이 붕괴하는 시나리오는 오직 'AGI(범용인공지능)'가 결국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을 때"라며 "그러나 저는 이미 AGI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문제도 짚으며 "한국에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고 걱정했다. 그는 "대한민국 잠재성장률이 0%대로 내려가고, 5년 후쯤에는 거의 마이너스로 내려갈 상황에 봉착해 있다"며 "한국에 투자할 사람이 없어져 회복 불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안에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 경제를 견인하고 끌어올려야 한다"며 "AI 산업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홍락 LG AI연구원장은 'AI 기반 성장과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 경쟁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AI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국가 전략도, 기업의 생존도 개인 역량에 달려 있다"며 "개인 한 명, 한 명이 AI를 효율적인 도구로 삼아 생산성을 극대화할 리터러시(문해력)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