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국기와 뉴욕 월가 표지판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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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제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파악하기가 여간 곤란하지 않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과 기업들의 실적 내용이 일관되게 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고 중구난방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5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나올 지난 9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비록 뒤늦은 데이터이긴 하지만 다음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변수로 주목된다.
최근 투자자들은 상반된 지표로 혼란을 느끼고 있다. ADP의 지난 11월 민간 고용은 4만명 늘어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달리 3만2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정보업체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는 지난 11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이 전월 대비 53% 줄었지만 11월 기준으로는 2022년 이후 3년만에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반면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9만1000건으로 3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로 노동시장 약화 조짐에 반하는 데이터다. 물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주간 단위로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들의 지출 현황도 방향성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최근 소비 심리 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컨퍼런스 보드의 지난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8.7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시간대의 지난 11월 소비자 심리지수도 51.0으로 2022년 6월 50.0 이후 가장 낮았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의 지난 8~10월 분기 실적은 호조세다. 월마트와 달러 제너럴의 실적이 좋은 것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 할인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메이시스조차 긍정적인 실적을 내놓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았다.
네이션와이드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크 해킷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PCE 물가지수가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소프트 데이터(심리 지표)들은 부정확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PCE 물가지수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데이터들은 너무 지연됐거나 불완전해 혼란스러운데 지난 9월 PCE 물가지수가 (경제에 대한 의문으로 생긴) 공백을 메워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하지만 이번에는 PCE 물가지수와 함께 발표되는 개인 소득과 개인 지출도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개인 소득은 전월비 0.3% 늘어 지난 8월 0.4%보다 증가율이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 9월 개인 지출은 전월비 0.4% 늘어 지난 8월 0.3%보다 증가율이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지난 9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비 2.9% 올랐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8월과 동일한 상승률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2%, 전년비 2.9%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8월과 같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8월 2.8%에 비해 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다만 나틱시스의 수석 전략가인 잭 자나시에비츠는 연준이 지난 9월 PCE 물가지수에 크게 중점을 두지 않고 참조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으로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늦게 나오는 지난 9월 PCE 물가지수에 크게 의존했다가는 경제 여건 변화에 늦게 대응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3%에 근접한 상태에서 "다소 고착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노동시장 둔화가 소비 지출을 압박할 여지가 있어 가속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약화하고 있는 노동시장에 대응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다.
아이캐피털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소날리 바삭은 CNBC에 "데이터들이 서로 다른 신호를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끈질기게 유지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노동시장은 적게 고용하고 적게 해고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흐름이 무너지면 내년 경제 여건은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4일 미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관망세를 유지했지만 유독 소형주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0.7% 상승하며 올들어 7번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 금리 인하 기대가 팽배함을 보여준다. 금리가 낮아지면 차입 비용이 줄어들어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부채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이 더 큰 수혜를 받기 때문이다.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금리 선물시장에 따르면 오는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87%가 반영돼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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