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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인력 채용을 확대하려고 하지만 선진국 수준의 보상은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력 있는 인재들은 ‘고연봉’을 받을 수 있는 미국 등 해외로 떠나고 있어 한국의 ‘AI 인력 가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의 ‘AI 전문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AI 인력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대기업은 69.0%였다. 같은 답의 비중이 중견기업은 68.7%, 중소기업은 56.2%였다. 규모가 크든 작든 AI 인재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 기업들은 파격적인 연봉을 앞세워 AI 인재를 스카우트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도 AI 인재에게 평균 9006만 원의 연봉을 주고 있다. 이는 전체 직원 연봉(8479만 원)보다 6.2% 높은 수준이다. AI 인재에게 약 25%의 임금 프리미엄을 제시하는 미국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 기업들이 AI 인재에게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에 대해 한은은 연공서열 위주의 성과제도를 꼽았다. 실력 있는 AI 인재를 끌어들이도록 높은 연봉을 제안할 수 있으려면 기업의 연봉이 성과를 중심으로 산정돼야 하는데 근속연수에 따라 정해진다는 얘기다. AI에 대한 국내 투자 및 수요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인 점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열악한 보상 체계 때문에 한국 AI 인재들의 해외 유출은 심화하고 있다. 한국인 AI 인력 중 16%(1만1000명)가 해외에서 근무 중이다. AI 인력 수요가 많은 미국에는 지난해 한국 AI 인력 6300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은은 “정부와 기업의 인재 정책은 인재 유출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AI 인재’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링크트인’ 프로필에 자신이 ‘딥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12가지 AI 관련 직무 능력을 지녔다고 공개한 이들을 뜻한다. 링크트인에 올라온 한국인 전체 근로자 110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열린 대한상의·한국은행 공동 세미나에서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에 남아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며 AI 산업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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