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낯선 도전을 감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기업가, 연구자, 공공기관장, 사회혁신가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개척자들'이 출연해 왜 도전을 선택했는지,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과 통찰을 나눕니다. 전체 내용은 CBS 유튜브 채널 'CBS 경제연구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경제적본능'
■ 진행 : 김나영 기자
■ 출연 : 이종민 E순환거버넌스 공공회수사업단 팀장
폐가전 무료 수거… 냉장고·세탁기 집까지 방문해서 수거
수거 가전 90% 이상 재활용…냉매·중금속 안전 처리
2026년부터 전 품목 확대…올바른 배출이 환경 보호
수거 가전 90% 이상 재활용…냉매·중금속 안전 처리
2026년부터 전 품목 확대…올바른 배출이 환경 보호
◇ 김나영> CBS 경제연구실, 개척자들의 김나영입니다. 버려야 하는데 아직 집 안에 쌓아두고 있는 물건들 많으시죠?냉장고나 세탁기는 버리는 데 돈이 들고, 텔레비전은 무겁고, 5~10년 전에 쓰던 핸드폰을 버리자니 어딘가 찝찝합니다.
오늘은 E순환거버넌스 공공회수사업단 이종민 팀장님 모시고, 버리기 어려운 물건들의 진짜 이야기, 그리고 환경 지키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종민> 네, 안녕하십니까. E순환거버넌스 공공회수사업단 이종민 팀장입니다. 반갑습니다.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 신청 방법은?
◇ 김나영> 공짜로 버릴 수 있고 그것도 집까지 와서 가전제품을 가져가신다고 해서 정말 놀랐거든요.어떻게 신청하면 되는 거고, 실제로는 어떻게 가져가시는 건가요?◆ 이종민> 우선 전국 단위로 1599-0903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고요.그 밖에 웹사이트나 모바일로 접수하셔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김나영> 보통은 "버리는 데 돈 든다"고 하잖아요.특히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요즘 많이 버리는 에어프라이어 같은 애매한 사이즈들은 원래 돈 내고 버리는 거 아닌가요?
◆ 이종민> 그렇죠. 원래는 지자체 조례에 따라 폐기물 수수료 스티커를 구매해서 부착하고 내놓으셨습니다.그런데 2012년부터 저희가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대해서, 지금은 전국에서 무상 배출하실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나영> 그럼 아까 말씀하신 콜센터로 전화해서 "제가 사는 곳은 어디고, 버릴 물건은 이겁니다"라고 이야기하면 가지러 와주시는 거예요?
◆ 이종민> 네. 집 안까지 들어가서 수거하고 있고요.사이트에 보시면 '하나만 배출해도 수거하는 품목'과 '5개 이상 모으셔야 수거되는 품목'이 나뉘어 있습니다.말씀하신 전자레인지나 전기오븐 같은 제품은 하나만 배출해도 수거가 가능합니다. 집 안까지 들어가서 가져옵니다.
◇ 김나영> 비용은 없고요?
◆ 이종민> 네, 비용은 무상입니다. 가입도 따로 안 하셔도 됩니다.
◇ 김나영> 한마디로, 전화만 하면 되는 거네요.
◆ 이종민> 네. 전화로 주소, 전화번호, 성함, 배출하실 품목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접수해서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폐가전 무상수거의 구조는? E순환거버넌스의 역할
◇ 김나영> 폐가전을 왜 무료로 가져가시는 거예요?◆ 이종민> E순환거버넌스에 대해 먼저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는 생산자와 판매자와 함께 자원순환·자원재활용을 하고 있는 공제조합이고, 환경부 인가를 받은 공제조합입니다. 폐가전제품을 수거해서 단순히 재사용·재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철은 고철,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알루미늄·구리 같은 비철을 전부 분류·선별해서 자원 재활용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나영> 예를 들어 제가 냉장고를 버리면, 그 냉장고가 부품별로 다 분해돼서 재활용이 되는 건가요?
◆ 이종민> 그렇습니다. 냉장고의 경우 안을 시원하게 해주는 냉매가스가 들어 있기 때문에, 먼저 기후 생태계 유발물질인 냉매가스를 추출합니다.그다음에 철은 철, 알루미늄은 알루미늄, 구리는 구리, 플라스틱은 재질별로 분류합니다.
◇ 김나영> 플라스틱 종류도 다양하군요.
◆ 이종민> 네, 종류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최근 기준으로 약 94% 이상 자원 재활용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나영> 94%면, 예를 들어 냉장고 한 대가 100kg이라고 했을 때, 94kg 정도는 다시 자원으로 순환된다는 이야기네요?
◆ 이종민> 네, 그렇습니다. 물론 처리장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대부분 표준화된 방식으로 잘 처리되고 있습니다. E순환거버넌스를 통해 수거된 폐가전제품은 적어도 90% 이상은 자원 재활용이 되고 있다고 보셔도 됩니다.
◇ 김나영> 소비자 입장에서는 직접 집까지 와서 가져가 주고, 공짜로 버리고, 내가 버린 게 자원순환까지 되니까 정말 일석삼조네요.
◆ 이종민> 그렇죠. 그 효과를 소비자분들이 피부로 느끼시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자원 희소성이 큰 나라잖아요. 그래서 이런 자원 재활용을 통해 다시 새 제품으로 탄생하게 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 주민분들께서도 "내가 이렇게 배출하면 자원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구나" 정도를 알고 계시면 좋은 정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순환 우수 제품' – 똑똑한 소비를 위한 인증 마크
◇ 김나영> 요즘은 물건 살 때도 '친환경 제품인지, 비건인지, 성분은 어떤지, 제조 과정은 어떤지'를 많이 따지잖아요.소비자들이 워낙 똑똑해져서, 앞으로는 "내가 나중에 버릴 때 이 제품이 어떻게 자원 순환되는지"도 중요한 구매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이종민> 네, 그래서 저희가 'E순환 우수 제품'이라는 인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순환 우수 제품은 자원 순환성을 인증받은 제품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사용 물질 저감, 해체 용이성 같은 항목들을 고려해 E순환 우수 제품으로 인증하고 있습니다.
◇ 김나영> 그러면 E순환 우수 제품으로 인증받은 제품들은, 우리가 일반 가전제품 판매점에서 그냥 살 수 있는 거죠?보통 에너지 효율 1등급·2등급 스티커처럼, E순환 인증 마크가 붙어 있나요?
◆ 이종민> 네, E순환 인증 마크가 붙어 있는 제품도 있고요. 확인하고 싶으시면 포털 사이트에서 'E순환 우수 제품'을 검색하시면 인증받은 품목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김치냉장고, 모니터, TV 등 여러 품목이 올라와 있고, 그걸 확인하시고 구매하시는 것도 요즘 스마트한 소비자분들께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 김나영> E순환 인증 제품을 구매하면 페이백 같은 건 있나요?
◆ 이종민> 아직까지는 페이백 제도는 없습니다.
◇ 김나영> 그거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 이종민> 네, 제도가 이제 시작해서 발전하고 있는 단계다 보니, 앞으로 더 발전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민간 중고가전 수거 업체와의 차이점은?
◇ 김나영> 요즘 중고 수거 업체도 정말 많잖아요. 예전에는 아파트 단지에 트럭 타고 기사님들이 오셔서 피아노도 사 가고, 냉장고, 전자레인지, 작은 커피포트까지 다 사 가는 모습 많이 봤거든요. 최근에는 앱을 통해 미리 신청해서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곳은 대부분 유료입니다. 그런 업체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이종민> 저희는 폐기물관리법,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민간 업체들 중에도 적법하게 처리하는 곳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현장을 다니다 보면 종종 보입니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는 아까 말씀드린 냉매가 들어 있고, TV에는 수은, 납 같은 유해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런 것들을 도끼나 절단 기구로 무단 절취해서 그냥 흘려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나영> 냉장고에 냉매가 들어 있는데, 그걸 그냥 잘라버리는 거예요?
◆ 이종민> 네. 냉장고 뒤에는 '콤프레서'라는 모터가 있고, 그와 연결된 관을 절단하면 냉매가스가 공기 중으로 유출됩니다. 소위 프레온가스가 무단으로 방출되면 오존층 파괴 등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적법하게 처리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요즘은 개인정보 유출도 굉장히 예민한 문제잖아요.
◇ 김나영> 그렇죠. 핸드폰 버릴 때 특히 찝찝하잖아요.그래서 서랍에 핸드폰 5개씩 가지고 계신 분들 꽤 있을 거예요.
◆ 이종민> 네, 저도 핸드폰·컴퓨터·태블릿PC 관련 문의를 정말 많이 받습니다. "내 개인정보가 다른 나라로 유출되지는 않을까, 안 좋은 데 쓰이지는 않을까" 이런 걱정을 많이 하시죠.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핸드폰이나 태블릿PC를 버릴 때 저희 서비스를 직접 이용합니다.
실제로 보면 핸드폰은 배터리를 분리하고, 겉 케이스까지 전부 파·분쇄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습니다. 컴퓨터는 하드디스크가 메모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드디스크에 천공 작업을 하는 등 별도 처리 후 자원 재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큰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나영> 핸드폰이나 PC를 버리면, 이게 진짜 '폐기'되는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누군가 사용한다든지, 복원해서 사진이나 연락처 등을 본다든지 하는 게 걱정되잖아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 이종민> 네. 저희 E순환거버넌스 직원들, 그리고 사업 회원사 직원들도 모두 저희 서비스를 이용해서 처리합니다. 그 정도로 내부에서도 신뢰하고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주민분들께도 좀 더 신뢰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나영> 그렇네요. 핸드폰 버리기 찝찝해서 모아두셨던 분들은 한 번 이용해 보시면 좋겠어요.
어떤 품목을 무료로 버릴 수 있을까? 다리미부터 세탁기, 냉장고까지…
◇ 김나영> 무료로 집까지 와서 가져가 주시는 가전 품목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종민>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같은 대형 품목은 기본이고요. 전기오븐, 전자레인지, 공기청정기, 가습기 같은 제품들도 수거가 가능합니다. 다만 소형 가전은 5개 정도 모으셔야 배출 신청이 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선풍기 5개, 다리미 5개를 집에서 모으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지자체와 협력해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을 설치하고 있고, 설치한 지 3년 정도 됐는데 전국 기초자치단체 기준 약 81% 정도에서 운영 중입니다.
◇ 김나영> 전국 기준으로 81% 정도군요.
◆ 이종민> 네, 81% 정도 설치돼 있고요.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라 "우리 아파트에는 없는데?", "우리 주민센터에는 없는데?" 하시는 분들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집 근처에 더 많이 설치될 겁니다.
◇ 김나영> 그 수거함에는 5개를 모으지 않아도, 하나씩 넣어도 되는 건가요?
◆ 이종민> 네. 가벼운 중소형 제품들은 하나만 가져오셔도 수거함에 넣으시면 됩니다. 무거운 것들은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면 좋고요.
◇ 김나영> 냉장고, 세탁기 같은 것들이요.
◆ 이종민> 네.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식기세척기 같은 것들은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를 이용해 주시고, 집에서 쓰시던 다리미, 선풍기
◇ 김나영> 에어프라이어 같은 거요.
◆ 이종민> 네, 에어프라이어, 튀김기 같은 것들은 중소형 수거함에 바로 배출해 주시면 됩니다.
◇ 김나영> 넣을 때 번호 같은 거 써서 붙이거나,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나요?
◆ 이종민> 그런 것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가져오셔서 주민센터나 거주하시는 공동주택에 설치된 수거함에 바로 넣어주시면 됩니다.
◇ 김나영> 이 방송이 나가면 "이건 되냐, 이건 안 되냐" 문의를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가장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품목은 뭔가요?
◆ 이종민>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멀티탭입니다. 멀티탭은 무상 방문수거를 신청하실 때 같이 배출해 주셔도 되고, 중소형 수거함에 넣어 주셔도 됩니다. 수거 후 재활용 처리합니다.
◇ 김나영> 멀티탭은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는 크기니까, 보통은 그냥 종량제 봉투에 버리지 않나요?
◆ 이종민> 네, 실제로 그렇게 버리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멀티탭 안에는 구리 같은 금속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선으로 이루어진 부품이다 보니, 자원 재활용을 하면 우리나라 환경 보호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김나영> 멀티탭 말고 또 문의 많이 들어오는 품목은요?
◆ 이종민> 요즘 손선풍기 많이 쓰시잖아요. 그 문의도 많습니다.
◇ 김나영> 손선풍기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것도 소형 가전이죠?
◆ 이종민> 네, 손선풍기도 소형 가전입니다. 2차전지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중소형 수거함 설치 시 2차전지 수거함도 같이 설치하고 있습니다. 가끔 궁금하셔서 손선풍기에서 배터리를 따로 분리해 가져오시는 경우가 있는데, 분리하지 마시고 그대로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 김나영> 알겠습니다. 멀티탭, 손선풍기… 그럼 안마의자는 수거해 주시나요?
◆ 이종민> 안마의자는 집 안에서 밖으로 옮기기도 굉장히 힘들고, 분해도 필요해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시범사업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운영 중입니다.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안마의자를 1층까지 내려놓으시면, 별도의 대형 폐기물 스티커 없이 접수 후 수거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 사업을 통해 수거 가능 여부, 효율적인 방법,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2026년부터 달라지는 점 – 의류관리기, 건조기도 무상 수거 가능해진다
◇ 김나영> 방송 보시고 집안을 둘러보시면서 "아, 저거 버려야 하는데"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내년에는 수거 품목이 더 확대되나요?◆ 이종민> 네. 2026년 1월부터는, 지금까지는 법적으로 50종만 폐가전으로 수거 대상이었는데, 내년부터는 전 품목으로 확대돼 운영될 예정입니다.그래서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나 중소형 폐가전 수거함도 함께 확대할 계획이고, 지자체와 협력해서 더 넓게 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
◇ 김나영> 내년부터는 어떤 것들을 더 버릴 수 있게 되는지 대표적인 예를 들어 주신다면요?
◆ 이종민> 요즘 많이 쓰시는 스타일러(의류관리기), 그리고 별도의 의류건조기 같은 품목들이 내년부터 무상 수거 대상에 포함될 예정입니다.또 개인적으로 애매했던 게 전기면도기였는데요
◇ 김나영> 왜 애매했나요?
◆ 이종민> 전기면도기도 충전식이고, 크기도 작아서 수거함이 가까이 있으면 넣을 수는 있었지만, 법적으로 정해진 50종에는 포함이 안 돼 있었습니다. 전동 칫솔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품목들이 내년부터는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로 수거 가능한 품목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소형이다 보니 5개 이상 모아서 배출하시거나, 다른 대형 품목 배출 시 같이 내놓으시면 됩니다.
◇ 김나영> 정리하자면, 큰 가전은 하나씩 와서 무료로 가져가고, 작은 건 5개씩 모으거나 수거함을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1599-0903으로 전화해서 신청하면 된다, 이렇게 기억하면 되겠네요.
'잘 버리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 환경, 안전, 탄소저감 효과
◇ 김나영>지금까지는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되는지"를 얘기해 봤는데, 왜 이렇게 '잘 버리는 것'이 중요한지도 다시 짚어볼게요.버리는 게 왜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 이종민> 저는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봅니다. 환경적인 측면, 그리고 안전 측면입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중금속, 기후 생태계 유발 물질 등을 적법하고 안전하게 수거해 자원 재활용을 함으로써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안전 측면에서는, 요즘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고가 정말 많습니다.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도 있지만, 집에서 임의로 분해했다가 발생하는 화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나영> "한번 뜯어볼까?" 하고 분해했다가 터지는 경우도 있겠네요.
◆ 이종민> 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돼 있는데, 분해 과정에서 그 안전장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재를 예방하고, 주민분들 안전을 지키고, 중금속 등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또 요즘 탄소 얘기도 많이 하잖아요.저희가 알고 있기로는 냉장고 한 대를 법과 기준에 맞게 올바르게 재활용할 경우, 소나무 44그루를 심는 것과 비슷한 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 김나영> 냉장고 1대가 소나무 44그루네요.
◆ 이종민> 네. 수거부터 처리까지 적법하게 잘 이루어지면 그 정도 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나영>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안전 측면에서도 무상 수거를 통해 자원으로 다시 돌아가게 하는 '후처리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지난해 무상 수거 건수가 120만 건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 이종민> 네, 그렇습니다.
◇ 김나영> 정말 많네요.
◆ 이종민> 예전에는 "무료니까 편하다"는 측면에서 접근하셨다면, 요즘은 "이렇게 배출하면 환경보호에 내가 기여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이 많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그래서 콜센터, 모바일, 인터넷 등을 통해 접수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지방자치단체 주무관님들도 이 서비스를 주민들께 많이 홍보해 주고 계십니다.그래서 120만 건이었고, 2025년에는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치냉장고와 함께 버려진 김치…무개념 폐기 사례
◇ 김나영> 많은 수거 품목을 접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사례를 보시겠어요.◆ 이종민> 네, 정말 많습니다.
◇ 김나영> "이건 아니다" 싶은 사례도 있었나요?
◆ 이종민> 저는 실무를 맡고 있다 보니, 지자체별 선별장에 자주 나가는데요. 폐가전제품을 수거한 뒤 하루 이틀 정도 보관하는 선별장에서, 어느 날 김치냉장고 한 대에 파리가 엄청나게 붙어 있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왜 그런가 해서 뚜껑을 열어봤더니, 안에 김치를 음식물쓰레기로 따로 버리지 않고, 김치째로 넣은 채 테이프로 봉해서 버리신 거예요.
◇ 김나영> 김치냉장고를 버리면서 김치까지 같이 버리신 거네요.
◆ 이종민> 네. 안에는 구더기와 각종 벌레들이 가득했고요. 아마 주민분이 직접 배출했다기보다는, 길거리에 방치된 폐기물을 저희가 수거해 온 사례였을 거라 추측합니다.이런 경우는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극히 일부 사례이고요,음식물쓰레기는 저희가 처리하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로 배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김나영> 김치냉장고만 수거하는 거지, 김치까지 수거하는 건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하셔야겠네요.
◆ 이종민> 네, 맞습니다.
◇ 김나영> 반대로, 좋은 의미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도 있었나요?
◆ 이종민> 사실 대부분이 좋은 사례입니다. 집 안까지 들어가 수거하다 보면, 주민분들이 정말 잘해 주세요."이거 무거운데 고생 많다" 하시면서 따뜻한 차를 내어주시는 경우도 많고요. 무거운 걸 같이 들어주려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심지어는 "이거 가져가줘서 고맙다"며 일부러 사무실까지 찾아와 인사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그래서 수거할 때마다 "우리나라 정말 정 많고 친절한 나라구나"를 매번 느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 김나영> 마지막으로 이 방송을 보고·듣고 계신 분들께, 전자제품 버릴 때 "이 점만은 꼭 기억해 달라"는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종민> 전자제품은 기본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물건이라, 집에서 임의로 분해하지 마시고 "고장났다" 싶으면 그대로 배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버리실 때는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를 이용해 주시고, 새로 구매하실 때는 E순환 우수 제품을 선택해 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배터리를 배출하실 때는, 단자가 쇠에 닿으면 스파크가 일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2차전지의 경우 비닐랩으로 감싸 주시거나 단자 부분을 절연테이프로 한 번 감아서 배출해 주시면 더 안전합니다.
◇ 김나영> 네, 감사합니다.오늘 말씀처럼 '어떻게 버리느냐'가 곧 환경의 시작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무심코 버려지는 가전들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는 줄 몰랐고요.여러분도 버리실 때는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 한 번 꼭 이용해 보시면 좋겠습니다.지금까지 E순환거버넌스 공공회수사업단 이종민 팀장님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종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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