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인증 표시, 광고 투명성 지적
밴스 "표현의 자유 지지해야" 반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 사진)와 그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 업체 '엑스'의 로고. 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과징금 1억2,000만유로(약 2059억 원)를 부과했다. 미국 측은 "빅테크 공격을 그만하라"고 반발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엑스의 계정 인증 표시 운영 방식과 광고 투명성 의무 준수 여부 등이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며 이같이 처분했다. EU는 엑스 계정에 표시되는 '블루 체크'가 공식 계정 여부와 무관하게 유료로 운영,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준다고 지적했다. 또 엑스가 광고와 일반 콘텐츠의 경계가 모호해 소비자들이 금융 사기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헤나 비르쿠넨 EU 디지털 담당 집행위원은 "위반 행위의 성격, EU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심각성, 위반 지속 기간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처분은 EU가 2023년 DSA를 처음 시행한 이후 내린 첫 제재다. EU 집행위는 엑스뿐만 아니라 메타플랫폼스, 구글, 애플도 조사하고 있다. 법 위반으로 판단 시 전 세계 매출의 6%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EU는 전날에도 메타플랫폼스가 자사 메신저 왓츠앱에서 경쟁사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차단했다며 반(反)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과징금 부과 발표 전 엑스에 "EU가 검열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엑스에 수억 달러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소문이 돈다"며 "EU는 쓸데없는 문제로 미국 기업을 공격하지 말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여기에 "정말 감사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