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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항공기부터 도시 설계까지…AI버추얼트윈으로 불확실성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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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파스칼 달로즈 다쏘시스템 CEO가 지난 9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산업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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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인공지능(AI) 버추얼트윈 기업 다쏘시스템의 파스칼 달로즈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생성형 경제(generative economy)'를 제시했다. 이는 제조와 소비 등으로 이뤄진 기존 경험경제와 재활용,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순환경제를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이다. 다쏘시스템이 AI 버추얼트윈을 통해 생성형 경제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다.

    달로즈 CEO는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한 제26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린 '산업을 혁신하는 AI 힘' 세션에서 AI 버추얼트윈을 통한 생성형 경제 구현을 강조했다.

    생성형 경제는 기존 경제 모델을 혁신했다. 대량생산으로 제조한 후 폐기하는 구조가 아니라 가상 설계를 통해 처음부터 최적화한 생산을 추구한다. 또 지속가능한 순환적 경제 구조에 초점을 맞춰 재활용 가능성도 향상시킨다. 즉 생성형 경제의 핵심은 가상에서 현실을 생성해내는 힘이다.

    달로즈 CEO는 생성경제 전환을 위한 주요 인프라스트럭처로 '버추얼트윈' 기술을 소개했다. 버추얼트윈이라는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결과를 미리 예측해 위험을 피하는 방식으로 쓰이는 기술이다.

    다쏘시스템은 45년 전부터 버추얼트윈 기술을 통해 항공기와 자동차, 의약품에 도시 설계까지 거의 모든 범위로 확장하고 있다. 예컨대 자동차 제조사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대응해 버추얼트윈으로 자동 재설계할 수 있다. 달로즈 CEO는 "단순한 효율성 개선을 넘어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계에선 사람의 장기를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해 구현하면서 더 나은 의료 방안을 미리 도출할 수 있다. 가상의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수술법과 약물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다쏘시스템은 편두통과 정신분열증 치료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해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 달로즈 CEO는 "자동차와 항공기의 90% 이상이 가상 시뮬레이션을 거쳐 탄생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백신 후보 물질의 70%를 가상으로 테스트해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버추얼트윈이 만들어내는 '가상화'와 기존 '디지털화' 사이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달로즈 CEO는 "가상화와 디지털화는 다르다"며 "디지털화는 기존의 것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가상화는 상상력을 과학으로 구현해 미래를 창조하는 새로운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버추얼트윈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자체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생성형 경제에서 버추얼트윈이 AI를 만나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로즈 CEO는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능력을 강화하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미래에도 여전히 도구에 그칠 것이라 규정하면서도 반복 업무를 줄이고 창의성을 높여 산업 혁신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AI와 버추얼트윈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면서 지식재산이 미래 경쟁의 본질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달로즈 CEO는 "미래 승자는 고유한 지식재산을 어떻게 축적·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지식재산이 새로운 통화이자 투자 자산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AI와 버추얼트윈, 생성경제의 새로운 도래에 발맞춰 교육·법제도·사회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달로즈 CEO는 "우리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법이 아니라 발명하고 창작하며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성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산업과 사회는 이제 지식재산권의 수명 주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와 지식, 노하우에 대한 주권 확보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란 조언이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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