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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번호 다른데요?" 쿠팡 사태, 세관에 불똥···블프 직구까지 겹쳐 통관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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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구한 물품 고유부호 변경 잇달아

    수정된 정보 확인 등 절차 추가에

    3~4일 걸리던 통관, 8일 넘기기도

    배송 대행사도 줄줄이 지연 공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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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직구를 여러 번 이용해봤지만, 이렇게 통관이 막힌 적은 처음입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이후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 신청이 폭증하면서 세관 통관 업무가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맞아 직구 물량까지 급증하며 사실상 통관이 ‘마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통관알리미에 따르면 11월 평택항·인천항의 평균 통관 소요 시간은 약 3.4일이었으나, 쿠팡의 유출 사실이 알려진 11월 30일에는 각각 6일과 5.5일로 늘었다. 12월 들어서는 지연이 더 심해져 이달 7일 기준 평택항 7.5일, 인천항 8.1일로 2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주요 배송대행업체들도 “유니패스(국가관세종합정보시스템) 오류와 시스템 지연으로 통관 전체가 늦어지고 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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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쿠팡에서 배송지·연락처·주문내역 등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면서 개인통관고유부호까지 유출돼 도용될 것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기존 번호를 해지하거나 재발급 받은 영향이 크다. 관세청에서 해외직구 시 주민등록번호 대신 필요한 12자리 식별번호인 개인통관고유부호는 번호가 유출될 경우 명의 도용을 통한 밀수입 악용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 건수는 평소 하루 200~300건 수준이었지만, 쿠팡 사태 후 11월 30일 하루에만 12만 3330건이 처리됐다. 다음 날인 12월 1일에는 29만 8742건이 몰렸고, 2일에는 33만 9274건을 기록했다. 3일과 4일에도 각각 20만여 건, 16만여 건이 재발급되면서 5일간 들어온 신청 건수(113만 1355건)가 올해 1~11월 누적 건수(24만 2160건)의 5배에 달했다.

    유출 우려로 인해 기존 개인통관고유부호를 해지하거나 사용정지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지난달 20일 신설된 개인통관고유부호 ‘해지’ 기능은 초기에는 하루 10~20건 수준이었지만 11월 30일 3851건, 이달 1일 1만 1312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통관고유부호 ‘사용정지’ 신청도 하루 100건에서 사태 직후 4000~6000건으로 늘었다.

    문제는 해외직구 물품이 통관 중일 때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바꾸면 통관 절차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통관 도중 번호가 변경되면 수정된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이 추가되고, 이 작업이 끝나야 통관이 마무리돼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변경된 개인통관고유부호 하나를 확인하는 데 3~4초만 시간을 쓴다고 잡아도 현재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직구 물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바꾸지 않았더라도 통관 지연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배송대행업체 관계자는 “(쿠팡 사태로 인해 발생한) 유니패스 전산 장애가 현재는 모두 복구됐지만, 전산 장애 여파로 특송물류센터 내 수십만 건의 화물이 쌓였다”며 “이로 인해 개인통관고유부호가 정상 등록된 화물이라도 처리 지연이 최소 2일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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