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와 아시아 전문 탐사보도 매체 <두니아(Dunia)>가 공동기획·취재했습니다. <두니아(Dunia)>는 뉴스타파와 뉴스타파 함께재단이 운영하는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뉴스쿨)을 통해 창간한 독립언론사입니다. 뉴스타파는 '뉴스쿨 프로젝트'를 통해 배출된 독립언론사들과 한국독립언론네트워크(KINN)를 구성해 연대-협업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통일교)과 윤석열 정치권력이 민주 국가의 상징인 투표를 매개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초유의 정교유착 게이트를 빚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통일교가 이와 완전히 같은 정교유착 모델을 이미 약 10년 전에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사실이 두니아·뉴스타파 공동취재 결과 확인됐다.
통일교-윤석열 정치권력, 투표를 매개로 한 초유의 정교유착 게이트
20대 대선 준비가 한창이던 2021년 12월 29일과 2022년 1월 5일, 통일교의 실세였던 윤영호 세계본부장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만나 대선에서 윤석열 씨에게 통일교 신도들의 표를 몰아주겠다고 제안했다. 대선 일주일 전인 2022년 3월 2일 한학자 총재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결심했고 통일교 간부들은 교인들에게 윤석열 후보에 투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모두 특검의 수사 결과로 확인된 내용들이다.
○특검: 피고인(윤영호)의 진술, 그리고 피고인과 김OO의 메시지를 보면 제20대 대선 일주일 전인 2022년 3월 2일, 통일교 총재 한학자는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하고, 이후 통일교 주요 간부들은 통일교 신도들에게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할 것과, 사전 투표할 것을 전파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통일교는 한학자 총재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의 수사 첩보를 정권 실세였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으로부터 건네받는 등 윤석열 정부의 비호를 받는다. 통일교와 윤석열 정치권력이 민주 국가의 상징인 투표를 매개로 정교유착을 만들어낸 것이다.
-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공판(2025.11.17.)
투표를 매개로 한 정교유착 모델… 일본엔 최소 10년 전 정착
두니아와 뉴스타파는 통일교가 반세기 넘는 시간을 들여 성공적인 정교유착 모델을 만들어 낸 일본 현지를 취재했다. 통일교가 윤석열 정권과 빚은 정교유착 모델을 이미 약 10년 전에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23회 일본 참의원 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013년 7월 4일 일본 통일교 조직 내부에 공문이 뿌려졌다. 아베 신조 총리가 통일교에 조직적인 표 지원을 부탁해왔으니 이에 협조하라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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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내부에서 유통돤 공문
(아베 신조) 총리로부터 직접 이 분을 후원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참의원 선거 후에 교단(일본 통일교)을 국회에서 추궁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가 있어,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기타무라 후보를 당선에 (일본 통일교의) 사활이 걸렸습니다. (중략) 내일부터 3일 연휴, 사전투표가 가능합니다. 투표에 가신 분들은 메일로 알려주시면 됩니다.통일교 간부들에겐 사전 투표에 참여한 교인의 숫자를 집계해 보고하라는 공문이 따로 나갔다.
- 통일교 내부 공문(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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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내부에서 유통돤 공문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교인 여러분은 기권하지 마시고 투표에 참여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에 따라 참의원 선거 공시 예정일인 7월 4일 다음날인 5일(금)부터 본투표 예정일인 21일(일)까지 매일 집계를 합니다. 또한 7월 5일부터 특별 3일 노정을 편성하오니, 모든 가정은 이 3일 동안 사전투표를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십시오. 그리고 친구, 지인 친척에게 부탁하여 목표를 달성합시다. (중략) 오전 8시반 -오후 8시. 집계 보고는 오후 8시까지 부탁드립니다간단히 말해 통일교는 ▲특정 정치권력에 표를 주고 ▲통일교의 사익을 보장받았다. 최근 한국에서 드러나고 있는 통일교-윤석열 정치권력의 정교유착과 완전히 같은 모양새다.
- 통일교 내부 공문(2013)
통일교-정치권력, 선거 운동 지원과 정치권 자리 맞바꾸기 횡행
일본에서 통일교와 자민당의 정교유착 문제를 오랜 시간 취재해온 기자들은 통일교 차원에서 자민당 후보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고, 후보가 당선되면 통일교인을 보좌진으로 보내는 등의 ‘정치 거래’까지 횡행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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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탐사보도매체 '탄사' 편집장 마코토 와타나베
선거 취재를 하면서 통일교가 이런 형태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은 예를 들어 (선거운동을) 매우 열심히 합니다. 포스터 붙이기나, 투표 이외의 전화 걸기 같은 것들을 정말 헌신적으로 (합니다). 그 통일교의 (선거)운동은, 자민당 후보자가 출마할 때 열심히 합니다.
- 마코토 와타나베 편집장 / 일본 탐사보도 전문매체 ‘탄사’
통일교가 자민당을 전면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중의원과 참의원의 동시 선거부터였는데, 그 이후 비서 파견 등을 포함해 정치인들의 약점을 교단이 쥐고 있었습니다.통일교가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시행한 정교유착의 모델을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계기로 한국에 그대로 이식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선거 운동 지원과 정치권의 자리를 맞바꾸는 등의 거래 역시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 스즈키 에이토 / 일본 통일교 정교유착 취재 전문기자
한국에서 정치권 공작에 사용된 돈은 지금 밝혀진 금액보다 훨씬 더 클 거예요. 그 안에서 일본으로부터 어떻게 돈이 수탈되어, 어떻게 한국의 정계 공작을 포함해 사용되었는지가 밝혀지길 바랍니다.통일교로 말미암은 환부가 제때, 제대로 도려내지지 않을 경우 아베 신조 총리 피격 사망 사건 같은 비극이 한국 사회에도 얼마든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스즈키 에이토 / 일본 통일교 정교유착 취재 전문기자
(통일교가) 여러 나라의 정치인들을 포섭해온 사실이 있습니다. 문선명의 사후, 한학자 총재에 의한 독생녀 선언이 있었지만, 미묘하게 버전을 변경하면서 돈의 수탈 방식, 정치인에 대한 공략 방식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한학자의 제국’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킬 것인가에 주력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 정치인과 통일교의 관계를 명확히 밝혀내고 검증하여 제시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소시켜야 합니다.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어긴 종교법인에 대한 해산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 스즈키 에이토 / 일본 통일교 정교유착 취재 전문기자
뉴스타파 이슬기 fellow-sk@newstapa.org
뉴스타파 최혜정 judy@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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