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논란으로 수의계약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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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329180)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의 기본설계를 맡아와 수의계약을 통한 사업 수주가 유력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이 과거 경쟁 기업의 기밀 유출로 법원에 의해 유죄를 확정받은 점이 최근 부각되면서 수주 방식이 경쟁 입찰로 바뀌거나 사업 방식이 공동 개발로 변경될 여지가 생겼다. KDDX 사업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042660)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맡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오전 3시 8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3.33% 하락한 55만 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54만 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KDDX 사업 수주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DDX 도입 사업은 2030년까지 7조 8000억 원가량을 투입해 6000톤(t)급 최신형 이지스 구축함 6척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선체와 이지스 체계 등 주요 전력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사업의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 사업자가 이후 사업을 수주하는 관행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게 맞는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도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을 유력 검토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 일부 직원의 과거 위법 행위가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방산 비리를 근절해달라는 참석자 제안에 답하던 중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에게 “군사기밀을 빼돌려서 처벌받은 데에 수의계약을 주느니 하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라며 “그런 것을 잘 체크하라”라고 당부했다. 업계는 이 발언이 HD현대중공업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과거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하고 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방사청은 지난주 KDDX 사업 방식을 공동 개발(설계)로 하면 담합인지를 따져달라는 유권해석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관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한화오션은 위법 행위를 근거로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맞는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동 개발(설계) 방안의 적법성을 따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본래 수의계약이 유력했던 대형 사업이 최근 논란으로 단독 수주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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