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부실대응 점입가경
美체류 중… 17일 국회 청문회 출석
사태 파악될지 의문 ‘맹탕’ 우려
김병기, 석달 전 ‘쿠팡 회동’ 구설
“비공개 아닌 100% 공개 만남”
李대통령, 쿠팡 겨냥 “무슨 팡인가
형사처벌 두려워 안 해 규정 어겨”
경찰 “사태 악용 피싱 200여건”
11일 쿠팡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현재 미국 현지에 머무르고 있으며 국내 입국 일정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17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 일정에 맞춰 입국할 것으로 보인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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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전날 박 대표를 미국 본사 출신 로저스 대표로 전격 교체했다. 이를 두고 김 의장이 외국인 대표를 앞세워 꼬리 자르기식으로 책임론 희석을 위한 ‘방탄용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만 로저스 대표가 김 의장의 의중을 잘 아는 핵심 측근인 만큼 쿠팡이 사태 해결에 적극성을 내비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문회 자체는 맹탕으로 흐를 가능성이 다분하다. 로저스 대표가 한국 근무 경험이 없어 국내 사정에 정통하지 않은 데다 이번 사태 전반을 파악하고 대책·보상 방안 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엔 청문회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로저스 대표가 김 의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지 않은 대리인에 그친다면 통역을 거쳐야 하는 질의응답 과정과 맞물려 맥빠진 청문회가 될 수밖에 없다.
쿠팡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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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올해 국회 국정감사를 한 달 앞둔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 등 쿠팡 관계자들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쿠팡 측이 전직 관료와 국회 보좌진을 대거 영입해 정·관계 로비에 전력한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국감을 앞두고 쿠팡 인사들과 만나 식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실이 공개한 ‘2024년 1월~2025년 11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자료’에 따르면, 쿠팡 및 쿠팡 계열사임원급 등으로 재취업한 대통령비서실·검찰·경찰 등 정부 부처와 국회 보좌관 출신 등은 25명에 달한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비공개가 아닌 100% 공개 만남이었다”며 “(당시 자리에는) 사장 포함 직원들 4~5명도 나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사람 만나는 것이 직업”이라며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닌가. 지난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획재정부 등의 업무보고에서 경제 분야 위법행위의 경우 형사처벌보다 경제적 부담을 강화해야 제재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는 형벌 조항이 너무 많은데 이런 처벌은 (기업의 사장 등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서 “이번에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도 규정을 어기지 않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며 정부의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논의에 속도를 내도록 주문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에 쿠팡 관련 피싱 신고 229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고 대부분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상황을 악용해 피해 보상을 해준다거나 물품 배송을 사칭하는 방식의 피싱 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직접적인 2차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희정·조희연·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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