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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사설]한중 FTA 10년… 줄어드는 교역 규모, 늘어나는 무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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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2025년11월 20일 산둥성 지난시에서 열린 ‘한중 우호주간’ 행사에서 노재헌 주중대사(왼쪽 세번째)와 저우나이샹 산둥성 성장(오른쪽 세번째)이 개막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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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이달 20일로 발효 10주년을 맞는다. FTA 체결 당시 인구 14억 명, 내수 규모 5000조 원에 달하는 거대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침체된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첨단 부품과 중간재 수출이 크게 늘어 매년 수백억 달러의 대중(對中) 무역 흑자를 내는 등 한중 FTA가 수출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 양국의 교역 규모는 갈수록 줄고 있고 대중 무역수지는 2년 전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과의 FTA가 오히려 한국에 불리한 구조가 된 것이다.

    이는 중국이 10년 새 ‘저가 생산 공장’에서 ‘제조업 강국’으로 환골탈태하면서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낮춘 영향이 크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산업 상당수를 추월했거나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 여파로 반도체를 제외한 핵심 수출 품목에서 줄줄이 대중 무역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이 앞선 분야는 첨단 메모리 반도체와 고부가가치 선박 등 손꼽을 정도인데, 이마저 중국이 맹추격하고 있어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격화되는 미중 패권 경쟁 속에 한국과 중국 간의 공급망 분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인공지능(AI) 분야에선 중국의 질주가 더 무섭다. 딥시크가 저비용·초고성능 AI 모델로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지난달 중국 스타트업 문샷AI가 선보인 모델은 챗GPT 최신 버전의 성능을 뛰어넘었다.

    중국의 대약진은 ‘중국 제조 2025’라는 국가 전략하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공격적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중국은 첨단기술 자립을 달성하고 세계 표준을 선도하겠다며 이른바 ‘중국 제조 2035’를 통해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한중의 경제 현주소가 뒤바뀐 것을 넘어,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아예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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