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공 시간 3시간·전투 반경 1800㎞ 달해
2만 9400파운드포스 엔진 2개 마하 2.5
2037년까지 4조5600억 투입 성능 개량
F-35A 빼면, 한국 F-15K 세계 최강 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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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9일 오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9대가 동해와 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은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고 영공 침범은 없었다”며 “KADIZ에 진입하기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약 1시간 동안 KADIZ에 진입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각각 폭격기와 전투기다. 이중 러시아 군용기 4대와 중국 군용기 2대는 중·러 연합훈련 참가 전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용기는 울릉도와 독도 쪽 KADIZ에 진입했고 중국 군용기는 이어도 쪽 KADIZ를 진입해 양국 군용기는 대마도(對馬島·쓰시마섬) 인근 상공에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F-15K ‘슬램이글’(Slam Eagle) 전투기 등을 긴급 출격시켰다. 주목해야 할 점은 공군이 가장 많이 보유한 KF-16 등을 동원하지 않고 F-15K를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항속거리는 긴 반면 KF-16의 행동반경은 짧기 때문이다. 공군은 F-16 및 KF-16 전투기 320여대를 중부 2곳과 호남 1곳의 공군기지에서 운용 중이다. 동해 상공까지 작전을 펼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장거리 임무 투입이 가능한 유일한 전투기 F-15K 운영 부대와 조종사들의 피로 누적과 안전 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제 11전투비행단이 3개 대대로 나눠 F-15K를 59대 운영하고 있다. 총 61대를 수입했고 이 가운데 2대가 추락해 현재 59대 운용 중이다. 반대로 장거리 작전 수행이 가능한 전폭기인 만큼 공대공, 공대지 임무를 모두 맡아 성능 면에선 동북아 최강 전투기로 평가 받는다.
당장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F-15K 전투기가 미국 원형을 뛰어넘는 한국 맞춤형 전력으로 진화하면서 전 세계에서 운용되는 비스텔스급 전투기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공군은 2028년이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기존 39대에서 20대가 늘어나 총 59대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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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전문매체 ‘19포티파이브’는 최근 보도를 통해 한국 F-15K 슬램이글이 단순한 미국 F-15E ‘스트라이크이글’ 수출형이 아니라 한반도 독특한 작전 환경에 맞춰 대폭 재설계된 동북아시아 최강 전투기라고 평가했다. 재미있는 것은 F-15K는 2002년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통해 계약됐다. 보잉이 미 공군 개량 사업 취소로 남은 기술을 활용해 당시 F-15E보다 향상된 사양을 제안하면서 도입이 성사됐다.
이 덕분에 한국 방위산업체들이 주요 구조물과 항공전자 부품, 하위 시스템 제작 등에 참여했다. 제조 공정 40%, 조립 공정 25%를 한국이 맡았다. 엔진은 미 공군이 주로 쓰는 프랫앤휘트니 대신 제너럴일렉트릭(GE) F110을 선택했다. 삼성테크윈이 이 엔진을 면허생산하면서 F-15 계열 가운데 최초로 GE 엔진을 탑재한 기종이 됐다.
특히 한국 공군 요구에 따라 하푼 블록2 공대함 미사일, SLAM-ER 공대지 미사일 운용 능력 등을 갖췄다. 열영상 감지 시스템인 ‘타이거아이’(Tiger eye)도 장착됐다. 전투기의 동체 밑에 장착돼 있는 센서로 밤이나 악천후에도 정확하게 폭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비다. 2차분으로 도입된 F-15K는 타이거 아이 목표조준장치 대신 ‘스나이퍼-XR’을 장착했다.
무엇보다 F-15K는 KEPD 350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을 핵심 무장으로 운용한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500㎞로 한반도 남부에서 발사해도 평양 핵심 목표를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 두께 3m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능력을 갖췄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돼 적 레이더망 탐지를 피하면서 목표물 반경 3m 이내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F-15K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인 AGM-84 슬램이알(SLAM-ER)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200~300㎞로 휴전선 이남에서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이 같은 무장 덕분에 공군의 F-15K는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임무를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전전후 전투기다.
제원을 보면 길이 19.43m, 너비 13.05m에 이른다. 높이 5.6m로 자체 중량이 14.4t에 달하는 대형 전투기다. 무기와 연료를 가득 채운 최대 이륙중량은 36.7t으로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유도폭탄 등 총 13.2t의 각종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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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계식 레이더인 AN/APG-63(V1)을 달고 있다. 하지만 200㎞ 이상의 거리에서 탐지하고 185㎞ 거리의 지상을 정밀하게 탐색할 수 있다. 추력 2만 9400파운드포스의 엔진 두 개를 달아 최고 속도는 마하 2.3∼2.5에 달한다. 전투반경이 무려 1800㎞로 한번 뜨면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을 펼 수 있어 F-35A를 빼면 사실상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라고 평가 받는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동아시아 최강급 전투기로 불리지만 생존성과 공격력을 증가하기 위해 공군은 F-15K 전투기의 성능개량 업그레이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탑재된 기계식 레이더 교체다. 이번 사업을 통해 현행 기계식 레이더를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로 바꿔 정보처리 속도를 1000배 높이고 임무 컴퓨터의 메모리 용량을 확장한다. 대화면 디스플레이도 탑재하고 현재 반자동인 전자전 장비를 자동으로 바꾼다.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으로 공군의 주력 자리를 내줬지만 F-15K 전투기의 성능과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2024년부터 2037년까지 총사업비 약 4조 5600억 원을 투입해 환골탈태의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현재 59대 운용 중인 F-15K 1대당 성능개량 단가는 770억 원 이상이 된다.
F-15K 성능개량 사업은 국외구매(FMS)로 추진한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한국 F-15K 59대 개량을 위한 62억 달러(약 9조 1200억 원) 규모 패키지를 승인했다. 주요 장비로 AN/APG-82(v)1 AESA 레이더, AN/ALQ-250 전자전 장비, AN/AAR-57 미사일 경보 시스템이 포함됐다. 성능개량이 이뤄지면 공군의 F-15K는 최신 사양인 F-15EX에 버금갈 성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F-15K는 북한 공군 주력 전투기인 MiG-29를 압도한다. 북한은 MiG-29 약 40대를 보유 중이다. 미 F-16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MiG-29는 북한 공군이 보유한 유일한 4세대 전투기다.
공군 관계자는 “F-15K 성능개량으로 F-15EX와 대등한 수준 전력을 보유하게 되면 F-35A 스텔스 전투기, KF-21 보라매와 함께 공군 핵심 전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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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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