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언 한양대학교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공공정책대학원 시민사회학과 SDGs 전공 교수 |
복잡하고 전방위적인 '글로벌 복합 위기(global polycrisis)'에 대응해 모든 이의 행복과 안전을 확보하는 일은, 개별 국가나 특정 지역, 혹은 시민사회의 단편적인 노력만으로는 역부"임이 명확하다. 과연 인류는 이 거대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으며, 전 세계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기후변화, 팬데믹(pandemic), 국제 안보 불안, 그리고 경제적 불균형과 같은 전 지구적 문제들은 국경을 초월해 모든 인류의 생존과 번영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마치 한집에 사는 이웃집에 불이 났을 때, 옆집에 사는 나에게도 연기가 스며들고 화재가 번질 수 있는 것처럼, 지구라는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지역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 즉 전 세계 국가와 다양한 행위자들이 상호 협력하고 "정하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국제사회는 유엔(UN, United Nations)을 중심으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유엔이 추진하는 '미래를 위한 협약(Pact for the Future)'이다. 이 협약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전례 없는 도전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위한 포괄적인 로드맵을 제시한다. 단순히 기존의 틀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국가들의 필요에 의해 설계됐던 낡은 국제 금융 구"와 협력 체계를 21세기 복합 위기 시대의 현실에 '목적에 부합하는(fit for purpose)' 형태로 전면 개혁하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차 현행 국제 금융 구"가 "전적으로 부적합하다(entirely unfit for purpose)"고 지적하며 근본적인 개혁의 시급성을 역설하는 배경이다.
'미래를 위한 협약'은 여러 부속서(Annexes)들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의제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디지털 협약(Global Digital Compact)'은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모두가 공평하게 누리면서도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 해소와 잠재적 위험 관리 방안을 모색한다.
또한 '미래 세대 선언(Declaration on Future Generations)'은 현재 세대의 의사결정이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을 깊이 성찰하며, 그들의 권리와 필요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지속가능한 정책 설계를 강"한다. 유엔 사무총장은 이러한 협약들이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그 비중을 강"한 바 있다.
▶ '미래를 위한 협약(Pact for the Future)'은 국경을 초월하는 글로벌 복합 위기(global polycrisis)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UN)을 중심으로 국제사회 모든 행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 모델이다. 이는 단편적인 해결책이 아닌, 전 지구적 협력을 통한 총체적 전환을 목표로 한다.(이미지=AI 생성,SDG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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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협약들이 단순히 종잇"각 위의 약속으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를 넘어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필수적이다. 지방정부(local governments)는 각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하는 '자발적 지역 검토 보고서(VLRs, Voluntary Local Reviews)'를 통해 글로벌 목표를 현지화하는 중요한 주체이다.
또한 청년(youth)들은 미래 세대의 대표이자 변화를 이끌어갈 혁신적인 주체로서 유엔 청년 사무소(UN Youth Office) 등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시민사회(civil society)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포괄적인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이 참여하는 고위급 정치포럼(HLPF, High-Level Political Forum)이나 '미래 정상회의(Summit of the Future, SoF)'와 같은 다자적 협의의 장은, 국제사회가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질적인 집단적 실행력을 높이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결국 '미래를 위한 협약'은 다자주의의 위기 속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 협력을 재활성화하기 위한 유엔의 전략적 전환점을 상징한다. 이것은 더 이상 '나'와 '우리'의 문제만을 고민할 수 없는 시대에서, '지구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의 연결성을 인식하고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함께 풀어야 한다.
※ 다음 마지막 칼럼에서는 이처럼 새롭게 정의되는 '행복'과 '취약성', 그리고 '글로벌 거버넌스'를 통해 'GDP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 각자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우리 지역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발걸음을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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