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했던 일이다. 국회는 지난 8월 재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할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넓혔다. 재계는 현대차의 경우 수천 개 협력사를 두고 있어 일년 내내 노사협상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정부와 민주당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미 그 파장을 실감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동일한 성과급 지급 결정을 내린 것도 법 시행을 앞두고 선제 대응한 측면이 있다. 하청 노조들은 성과급·기본급 등 임금과 직접고용을 원청과의 교섭에서 최우선 순위로 꼽고 있다. 당장 진보당 출신 울산 동구청장은 12일 “HD현대중공업도 하청 노동자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국내 최대 제조업체인 현대차는 향후 원청·하청 교섭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집중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묵은 숙제다. 하지만 그 해법은 균형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노란봉투법 시행령은 분리 교섭할 수 있는 조건을 확대해 사실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동일임금 또는 직고용 요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 간 노노 갈등을 부를 수도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대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99%가 “보완입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힘들다. 이 마당에 정치권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업들을 윽박지르는 일만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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