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흠 아주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
“로봇수술은 이제 '장비 한 대'의 문제가 아니라 전용 공간과 표준화된 동선, 숙련된 팀을 갖춘 시스템 싸움입니다.”
백지흠 아주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산부인과 교수)은 전용센터 운영 설계와 수술팀 표준화가 로봇수술 성과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아주대병원은 2022년 12월 본관 독립 공간에 전용 로봇수술센터를 구축했다. 628㎡(약 190평) 규모로 로봇 전용 수술실 3실, 마취회복실, 당일수술 준비실을 갖췄고, 다빈치 멀티포트(Xi) 3대와 단일공·싱글포트(SP) 1대 등 4대 장비를 집약했다. 수술복 자동 지급, 자동 약품 불출, 환자 입실 안내, 중앙 모니터링 등 스마트 운영 요소도 적용했다.
아주대병원은 2008년 10월 다빈치 로봇수술 시스템 도입 뒤 누적 로봇수술이 1만7300여건에 이르렀고, 올해는 연간 2000건 이상 시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병원은 전립선암·자궁암·직장암·위암·갑상선암·식도암·방광암 등 고난도 수술에서 개복·복강경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로봇수술을 도입했다.
백 센터장은 “확대 시야와 손떨림 보정, 정교한 관절 움직임을 활용해 신경·혈관 손상을 줄이고 통증·합병증을 낮추며 회복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근거였다”고 말했다.
센터 가동 후 운영 효율도 개선됐다. 동선을 줄이고 전담 인력을 붙이니 준비부터 회복까지 한 흐름으로 돌아 대기 기간이 크게 줄었다. 월 평균 로봇수술 건수도 약 19% 증가했다. 상주 인력은 마취과 전문의와 수술실·회복실 전담 간호사 등을 포함해 30여명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로봇수술센터 로봇수술실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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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운용은 '적응증 중심'이다. 다빈치 Xi는 복부에 3~4개 포트를 삽입하는 멀티포트 방식이고, SP는 약 2㎝ 단일 절개로 접근하는 단일공 플랫폼이다. 백 센터장은 “Xi와 SP는 우열이 아니라 적응증과 환자 상태에 따른 선택”이라며 “수술 목적에 맞춰 장비의 장점을 조합한다”고 설명했다.
적용 질환은 자궁근종·난소 양성종양 등 부인과 양성 질환부터 자궁암·전립선암 등 악성 질환까지 확대했다. 좁은 골반강 등 제한된 공간에서 확대 시야와 정교한 지혈·절제가 가능해 장기 기능 보존이 중요한 수술이나 부작용 최소화가 필요한 암 수술에서 강점이 있다.
교육·술기 전수도 병원이 내세운 축이다. 아주대병원은 2014년부터 로봇수술 참관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내외 의료진이 수술을 참관해 왔고, 산부인과 거점센터로 지정돼 부인암 로봇수술과 단일공 로봇수술 술기를 전수하고 있다.
백 센터장은 “로봇수술은 결국 사람이 하는 수술인 만큼 표준화와 교육이 뒷받침돼야 안전과 성과가 함께 간다”면서 “의료로봇이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과 결합해 수술 '내비게이션'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AR이 접목되면 수술 중 더 정교하고 안전한 절제를 돕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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