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방영된 BBC '1.6 의회폭동' 다큐 문제 삼아
명예훼손·기만적 거래관행 금지 위반 주장
BBC, 짜깁기 편집 공개 사과…명예훼손 주장엔 반박
트럼프, NYT 150억달러·WSJ 100억달러 소송도 진행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내용의 소장이 이날 마이애미 소재 플로리다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본사의 모습.(사진=AFP) |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은 소장에서 “BBC가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 1주일 전에 방영한 다큐멘터리에서 의미를 왜곡하고 전혀 관련 없는 단어 배열을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허위, 명예훼손적, 기만적, 폄하적, 선동적, 악의적인 묘사를 했다”며 “해당 다큐멘터리는 선거 결과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과 플로리다주 법으로 금지된 기만적이고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문제 삼아 2건의 청구 항목에 대해 각각 50억달러(약 7조 3500억원)를 청구했다.
문제가 된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0월 방송된 프로그램 파노라마의 ‘트럼프:두 번째 기회?(Trump:A Second Chance?)’ 편이다. 해당 방송은 미 의사당 폭동 이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일부를 이어붙여 마치 폭력을 직접 선동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편집을 포함하고 있다. BBC의 외부 독립 자문위원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내부 평가 보고서를 최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입수해 보도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국회의사당으로 내려갈 것이다.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싸울 것이다. 맹렬히 싸울 것이다. 그렇게 싸우지 않으면 더 이상 나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은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문장 순서를 실제로 말한 적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싸울 것이다”라는 표현이 포함된 문장은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이다”라는 발언을 한 뒤 약 55분이 지난 후에 나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내가 했다고 한 데에 대해 BBC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BBC는 지난달 짜깁기 편집 논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사과했으며, 이번 사안의 책임을 지고 팀 데이비 BBC 사장과 데버라 터네스 보도본부장은 사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이 요구한 ‘적절한 배상’에 대해서 BBC는 “명예훼손 소송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며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선 해당 방송이 BBC 미국 채널에서 배포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으로 해당 프로그램이 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됐고, 편집은 연설을 축약하기 위한 것이지 악의가 없었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불공정하거나 편향적이라고 판단하는 보도에 대해서 언론사를 상대로 적극 법적 대응에 나서고, 행정부의 권한을 활용해 상당한 양보를 받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CBS가 대선 경쟁자였던 카멀라 해리스의 인터뷰를 편집해 더 논리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CBS의 모회사인 스카이댄스는 올해 7월 이 소송을 종결하기 위해 16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스카이댄스의 파라마운트 인수·합병 계획을 승인하기 몇 주 전에 이뤄졌다.
ABC도 지난해 12월, 앵커 조지 스테퍼노플러스가 작가 E. 진 캐럴이 제기한 민사 소송의 배심 평결을 부정확하게 설명한 것과 관련해 제기된 명예훼손 소송을 종결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도서관에 15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상대로도 각각 150억달러, 100억달러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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