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메르츠(왼쪽부터) 독일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12월 15일 독일 베를린 총리실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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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수중드론 ‘서브 시 베이비’가 러시아 바르샤반카급(킬로급) 잠수함을 폭파시켰다”며 “폭발로 인해 해당 잠수함은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사실상 작전 불능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SBU가 공개한 영상에는 노보로시스크항에 정박된 러시아 군함들 사이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정확한 공격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SBU에 따르면 표적이 된 러시아 잠수함에선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최대 4발까지 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본토 공격에 주로 사용해온 미사일이다. 또 이 잠수함은 선체가 소리를 흡수해 수중 음파 탐지기에 잡히지 않아 ‘블랙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한 척 가격은 4억 달러(약 5900억원)로, 러시아가 현재 유사한 잠수함을 건조한다면 서방 제재로 인해 최대 5억 달러(약 7300억원)가 소요될 것이라는 게 SBU 주장이다.
아울러 공격을 받은 잠수함 수리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SBU는 덧붙였다. 수리를 위해서는 수면 위로 올라와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또다시 공격에 노출되는 것과 다름없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월 15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멕시코 국경 수비 메달 발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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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우크라이나가 공격에 사용한 수중드론은 무인수상정(USV) ‘시 베이비’를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키이우 포스트는 보도했다. 시 베이비 한 대 가격은 약 24만 달러(약 3억 5000만원) 수준으로 서브 시 베이비 가격도 이를 크게 웃돌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에 비해 해군력이 열세에 놓인 우크라이나는 낮은 가격의 비대칭 전력을 통해 고가의 러시아 해군 자산을 압박하는 전술을 써왔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해상 드론과 미사일 공세에 시달린 러시아군은 해군의 상당 전력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에서 러시아 남서부 노보로시스크로 후퇴시켜야 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러시아군은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러시아 국영언론들은 “노보로시스크에 주둔 중인 함선이나 잠수함, 승조원들은 이번 사보타주(파괴행위)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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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중드론 공격 성공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까지 종전안 합의를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독일 베를린에서 지난 14~15일 이틀간 협상을 벌여 안전보장 방안에 대해선 상당 부분 의견을 모았으나 영토 문제에선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이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5조와 비슷한 형태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는데 공감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한 나라라도 공격을 받으면 이를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무력 사용에 나설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럽 정상들도 이날 성명을 통해 유럽 주도의 다국적군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되고 미국은 이를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는 “사실상 미국 측의 최후통첩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다음 제안은 이처럼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용을 압박하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서방의 확실한 안전보장이 전제된다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공할 경우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영토 문제에서는 큰 진전이 없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영토 전부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들이 통제하는 영토는 내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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