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박씨와 같은 아빠였다. 처음으로 6만 명을 넘어섰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20만6226명으로 전년보다 4%(8008명) 늘었다.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장인 부모 가운데 해당 연도에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을 집계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18.3%(9302명) 증가했다. 6만 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휴직자의 비중도 29.2%로 전년보다 3.5%포인트 늘었다.
여성 육아휴직자는 14만6109명으로 전년보다 0.9%(1294명) 감소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아빠 육아휴직이 일부 엄마의 휴직을 대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 배경으로는 제도 개선 효과가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하면 첫 3개월간 통상임금 100%를 주던 ‘3+3 부모육아휴직제’를 ‘6+6 부모육아휴직제’로 개편했다.
대상 자녀도 생후 12개월 이내에서 생후 18개월 이내로 확대하고, 급여 상한도 월 최대 200만~300만원에서 200만~450만원으로 높였다.
다만 육아휴직 사용은 여전히 대기업과 공공부문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의 67.9%, 여성 휴직자의 57.7%가 300인 이상 기업 소속이었다. 육아휴직 사용률도 300명 이상 기업은 38.7%인데, 50~299명(34.3%), 5~49명(32.6%) 등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낮아졌다. 민간기업보다 공공부문에서 사용률이 높은 흐름도 이어졌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자 증가 등 양적 지표는 개선됐지만, 대기업, 금융 등은 더 좋아지고 중소기업이나 제조업 등은 더 나빠지는 등 직장·산업 간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며 “육아휴직에서의 양극화가 확대되지 않도록 사회적 지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녀 1명(2015년생 이후)만 둔 부모를 대상으로 육아휴직 사용 시점을 살폈더니 엄마는 자녀가 0세일 때가 83.8%로 대부분이었다. 아빠는 6세(18%), 7세(15.4%) 등이 많았다.
세종=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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