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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바이낸스, 美 법인 지분 정리·경영진 개편 ‘만지작’…시장 재공략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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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시장 ‘점유율 0%’서 반전 노려
    자오창펑 사면 후 영향력 회복 박차
    바이낸스US 지분정리 검토…블랙록 등 밀월설
    이허 공동 CEO 승진 등 거버넌스 재정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등에 업은 자오창펑(CZ) 바이낸스 설립자가 미국 가상자산 시장 재진입을 위한 광폭 행보를 예고했다.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자오창펑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미국 법인(Binance.US 지배구조 개편과 대미 로비 전략 수정 등 구체적인 재건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사실상 0%대로 추락한 미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바이낸스US의 자본 재확충과 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여기에는 미국 규제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오창펑가 보유한 바이낸스US의 과반 지분을 축소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 “땡큐 트럼프”... 화려한 복귀와 전열 재정비
    매일경제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CZ) 설립자 겸 전 최고경영자(CEO). [출처=바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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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오창펑은 지난 2023년 미 법무부와의 유죄 인정 합의에 따라 바이낸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지만, 트럼프의 사면 조치 이후 업계 내 영향력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낸스는 내부 전열도 재정비했다. 최근 창펑자오의 공동 설립자이자 자녀들의 어머니인 이허(Yi He)를 리처드 텅과 함께 공동 CEO로 승진시켰다.

    시장에서는 이를 경영 안정성을 꾀하는 동시에 창펑자오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허 CE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창펑자오의 역할에 대해 “은퇴했다”고 선를 그었지만, 자오창펑가 여전히 360억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에서 그의 의중이 경영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 ‘미국 점유율 0%’ 굴욕 씻나... 규제 장벽은 여전
    매일경제

    코인게코가 집계한 2025년 상반기(1~6월) 상위 10대 중앙화 거래소(CEX)의 현물 거래량 추이. 전체 시장 거래 규모의 등락(1.1조~2.2조 달러)과 무관하게 바이낸스(주황색)가 40% 안팎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며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코인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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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낸스US는 한때 미국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미 규제 당국의 기소 이후 점유율이 0%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자오창펑 역시 “CEO직에서 물러날 때 눈물을 흘렸다”고 회고할 만큼 뼈아픈 타격이었다.

    바이낸스는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기 위해 블랙록 등 월가 기관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는 블랙록의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 활용을 비롯해 추가적인 금융 상품 협력과 수익 공유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 가문이 주도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I)’과의 밀착 행보도 포착됐다. 이는 친(親)크립토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에 발맞춰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걸림돌은 여전하다. 뉴욕주를 포함한 주요 주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며,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는 여전히 바이낸스에 대한 규제 수위가 높다.

    리 재이너스 듀크대 교수는 “민주당 우세 주에서 송금 라이선스를 다시 취득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낸스 측은 “바이낸스닷컴과 바이낸스US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이라며 선을 긋고 있으나, 업계는 바이낸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를 틈타 코인베이스 등 경쟁사를 위협할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과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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