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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워너 이사회 "파라마운트 인수안 거부…재무상태·신용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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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위치한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의 모습. 2025.11.18.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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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너브러더스가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제안을 거절했다. 자금 조달과 관련한 보증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이사회는 주주서한을 통해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1084억달러(158조원) 규모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주들에게 공개 매수를 거부할 것을 권고했다.

    새뮤얼 디 피아차 WBD 이사회 의장은 공개 성명으로 "파라마운트가 최근에 제시한 공개매수 제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해당 제안은 가치가 충분하지 않으며 주주들에게 상당한 위험과 비용을 전가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제안은 파라마운트가 지금까지 제출한 여섯 차례의 제안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속해 전달해온 핵심 우려 사항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라마운트는 엘리슨 가문과 레드버드 캐피털이 보장한 410억 달러의 신규 자기자본, 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아폴로로부터 확보한 540억 달러의 부채 약정을 통해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엘리슨 가문 신탁이 오라클 주식 약 11억6000만 주를 포함해 25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자기자본 약정을 충당할 만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의 재무 상태와 신용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사회는 400억달러를 엘리스 가문의 보증이 확실하지 않다고 짚었다. 전체 자기자본 중 엘리슨 신탁이 책임지는 비중은 32%에 불과한 데다 책임 한도도 28억 달러로 제한되며, 해당 자금은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파라마운트의 최고 경영자(CEO)는 데이비드 엘리슨으로,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의 아들이다.

    이사회는 대신 "넷플릭스의 27.75달러 현금·주식 혼합 제안은 구속력 있는 계약으로, 별도의 자기자본 조달이 필요 없고 견고한 부채 조달 약정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신용등급도 문제삼았다. 넷플릭스는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시가총액이 4000억 달러를 넘지만, 파라마운트는 시가총액 150억 달러에 신용등급이 '정크' 바로 위 수준이라는 것. 양사 결합 시 파라마운트 부채 비율은 영업이익의 6.8배에 달하는 데다 잉여현금흐름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는 점도 도마위에 올랐다.

    파라마운트가 인수 계약 체결부터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신규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 제한 등을 포함한 운영 제한을 내걸 것도 염려했다. 이사회는 "우리는 파라마운트에 중대한 결함을 알리고 잠재적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넷플릭스보다 우수한 제안을 한 번도 제출한 적이 없다"며 '불공정성 주장'도 일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를 지원한다는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긋기에 나선 점도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16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내가 CBS의 새 소유주들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건대, '60분' 프로그램이 나를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나쁘게 대했다"며 "그들이 친구라면, 내 적들은 도대체 어떨지 생각하기도 싫다"고 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60분' 프로그램은 파라마운트가 보유한 CBS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이다. 트럼프는 이 프로가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며 파라마운트 인수 지원설을 일축한 것.

    파라마운트의 자금 조달 파트너 가운데 하나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투자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이번 인수전에서 이탈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아직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새뮤얼 디 피아차 이사회 의장은 CNBC에 내년 봄이나 초여름쯤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의 TV·영화 스튜디오와 스트리밍(HBO 맥스) 부문을 720억 달러(약 106조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터너스포츠, CNN 등 케이블방송 부문은 제외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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