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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연금과 보험

    환율 급등 뒤에 '큰손' 국민연금?...해외주식만 486조 "파급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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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급등 원인

    시장 영향력 막강… 개인 美주식매수도 급증, 수급 불균형
    한은 "연기금 헤지 개시·종료시점 노출, 뻔한 패턴도 문제"

    외환당국이 최근 원/달러 환율급등의 주된 원인으로 '수급 불균형'을 지목했다.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투자열풍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등 달러수요가 한 방향으로 쏠렸다는 판단이다.

    핵심은 '큰손' 국민연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공개적으로 수차례 이 문제를 거론했다.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이 급증하며 거시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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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치는 명확하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일반정부'의 해외주식 투자는 286억3000만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138% 폭증했다. '비금융기업 등'의 투자액 역시 240억4400만달러로 167% 늘었다. 한은의 통계상 '일반정부'는 국민연금으로, '비금융기업 등'은 개인투자자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덩치가 커진 만큼 시장영향력도 절대적이다. 기획재정부·한은·보건복지부·국민연금이 4자 협의체를 꾸린 배경이다. 실제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잔액은 2023년말 431조원에서 올 8월 486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개인투자는 정책통제가 어렵다. 결국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수정이 현실적 단기 해결책으로 꼽힌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열린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할 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포트폴리오 다변화란 장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국내 증시나 고용 등 파급효과를 감안해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뻔한' 환헤지 패턴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연금의 헤지 개시·종료시점이 시장에 노출된 탓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미 언제 헤지가 들어오고 나갈지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해외 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의 환헤지 밴드를 역이용해 환율을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퍼진 '박스권 인식' 탓에 당국이 변동성뿐 아니라 환율레벨까지 관리해야 하는 처지란 얘기다.

    수익률 평가기준의 개선도 시급하다. 운용사들이 평가손실을 우려해 관행적 헤지에 머무는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다. 이 총재는 "원화기준 평가 탓에 해외로 나갈 땐 고수익, 들어올 땐 저수익으로 인식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익률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운용성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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