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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상장사가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매입하는데 집중하는, 이른바 DAT(digital asset treasury) 회사들이 쏟아졌다.
크립토판에선 'DAT 서머'(DAT Summer)라는 말이 돌 만큼 트럼트 2기 출범 이후 DAT 회사들이 급증했고 미국에서만 250개 이상 상장사들이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매입해 보관하는 DAT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DAT는 중량급 트렌드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6월 40개 이상, 7월에는 60개 이상 회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DAT를 둘러싼 열기가 고조됐다. DAT 기업들이 암호화폐를 사면 회사 주가도 덩달아 뛰는 장면이 연출됐다.
하지만 10월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10월 이후 DAT 기업들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솔라나 토큰 매수에 주력하는 포워드 인더스트리즈(Forward Industries) 주가는 9월 거의 40달러까지 올랐다가 12월들어 한때 7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 회사는 앞으로 2년 간 10억달러를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통상 DAT 기업들이 취하는 전술은 간단하다. 이미 상장돼 있는 회사들 중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암호화폐 보유고를 늘리는데 관심이 있는 기업(예 장난감 제조업체)을 찾아내 계약을 맺고 부유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암호화폐를 구입한다.
DAT는 나름 존재의 명분은 있다. 일부 투자 펀드와 자산 관리 업체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여전히 꺼린다. 보관하기 비싼데다 복잡하기까지 하고 허술하게 관리했다 해킹을 당해 가진 걸 날려버릴 수도 있다. 이들 투자자에게 DAT는 이같은 부담을 덜고 암호화폐에 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리스크도 적지 않다.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 크게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요즘 같은 하락장에선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DAT에 대한 투자는 위험한 베팅이었다. 암호화폐 가격 하락 때문만은 아니었다. 많은 DAT들이 급조돼 출범했거나 상장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적은 경영지들에 의해 관리됐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많은 DAT 회사들이 다른 투자자들한테 돈을 빌려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샀다는 것이다. 아키텍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DAT 회사들은 암호화폐를 사기 위해 200억달러 이상을 차입했다.
일부 DAT 기업들은 이미 경영 위기에 빠지면서 투자자들 손실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충격이 DAT 내부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번질 리스크도 있다는 지적이다. 코리 프레이어 전 SEC 암호화폐 자문위원은 "레버리지가 금융 위기를 초래한다"며 "현재 엄청난 규모 레버리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DAT 기업들이 첫날부터 주가 하락하는 모양새다. 12월 상장한 21캐피털 역시 첫 거래일에 20% 가까이 하락하며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DAT 비즈니스는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도 관련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연결돼 있는 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8월 트럼프 대통령 차남인 에릭 트럼프를 포함해 창업자들이 ALT5 시그마 이사회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ALT5 시그마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토큰인 WLFI 트레저리를 표방했다. 하지만 이후 ALT5 시그마는 고전하는 모습이다. 8월 이후 회사 주가는 85% 하락했다.
데이비드 두옹 코인베이스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DAT들이 더 이상 초기 채택자 프리미엄에 의존할 수 없게 됐. 지금부터는 철저한 PvP(Player vs Player) 경쟁이 시작되는 단계"라며 "초기에는 '누가 먼저 DAT에 진입했느냐'가 가치 평가에서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실행력과 전략적 차별성, 시장 타이밍 등이 승패를 가른다. 규제 리스크, 운용 효율성, 수익화 구조 등 복합적 요소들이 DAT 생존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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