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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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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솔직히 다 읽으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활자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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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책, 읽는 재미 말고'

    편집자주

    매주 출판 담당 기자의 책상에는 100권이 넘는 신간이 쌓입니다. 표지와 목차, 그리고 본문을 한 장씩 넘기면서 글을 쓴 사람과, 책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이를 읽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최다원 기자가 활자로 연결된 책과 출판의 세계를 격주로 살펴봅니다.


    한국일보

    지난달 13일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서 한 시민이 책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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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는 새해 단골 목표입니다. "디지털 콘텐츠에 중독된 생활을 끊어 보리다!" 야심 찬 다짐을 해보지만,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책 한 권 읽지 않고 한 해를 보낸다고 하니(2023년 기준, 문화체육관광부 통계) 현대인에게 책을 가까이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듯합니다.

    신간 '책, 읽는 재미 말고'는 독서와 멀어진 이들에게 건네는 색다른 책 사용법입니다. 내용을 들춰보지 않고도 책 자체에서 느낄 수 있는 20가지 재미를 소개하는 거죠. 경남 진주시에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읽는 것보다 소유에 집착했던' 경험을 떠올려 목차를 채웠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건 '책 냄새 맡는 재미'입니다. 헌책방의 묵은 나무 냄새, 손때 묻은 소설책의 은은한 단내 등 저자는 오래된 책, 그 숙성된 종이와 잉크가 풍기는 향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책의 고유한 향기는 행복한 추억을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고도요.

    '책테크(책+재테크)에 성공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비싸게 거래되는 서적을 발견하거나 갖고 있던 책을 쏠쏠하게 팔았을 때의 보람입니다. 대단한 안목이 필요할 것 같지만, 저자는 "헌책방에 팔고 싶지 않은 책이야말로 다른 이도 구입하고 싶어 하는 책"이라고 단순명료한 기준을 일러줍니다.

    저자는 '책방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책을 사게 만드는 것'이 출간 목적이라고 밝힙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시대지만, 직접 보고 만져 봐야 아는 매력이 있다는 겁니다. 이 책은 어디를 펼쳐도 왼쪽 페이지 하단에 삽화가 있습니다. 책 넘기는 재미 아시죠? 고양이가 책더미를 무너뜨리는 애니메이션이 좌르륵 펼쳐집니다.

    연말에 집 근처 서점이나 헌책방을 찾아 '나만의 장난감'이 될 책 하나 마련해 보는 건 어떨까요. 참, '책 선물하는 재미'도 있으니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책 한 권 골라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한국일보

    책, 읽는 재미 말고·조경국 지음·유유 발행·272쪽·1만8,000원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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