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한옥·민속博 동시 축제 시선집중
동지 팥죽을 쑤는 모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추분 이후 밤이 낮보다 길더니, 동지를 지나면 다시 낮이 길어진다.
우리 한민족은 수천년 전 부터 지금의 중앙아시아, 연해주, 만주, 중원 동부지역, 한반도, 일본열도 등에 퍼져 살면서, 낮에 햇살을 비춰 세상을 광명에 들게 했던 태양(해)을 숭상하였기에, 동지에 큰 의미를 두고 축제를 벌였다.
한민족의 원류가 ‘해’(해부루, 해모스)씨였고 고려(고구려)를 건국한 왕은 동명성왕인데, 이는 태양이라는 뜻이다.
환웅의 환국의 후예 배달연방제국의 수장 치우천황이 이끄는 제국 군대의 붉은 깃발, 대한민국 국민 응원단 붉은 악마, 동지때 먹는 팥죽의 붉은 색은 모두 태양을 상징한다. 햇살과 불은 인간과 자연의 생존, 공동체 형성의 기본이었기에 매우 중시했던 것이다.
팥이 ‘양(陽)’의 색이라 동지 긴긴밤 팥죽이나 시루떡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음귀를 쫓는데 효과적이라는 믿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대국민 서비스로 만든 동지 설명 일러스트. 동지는 호랑이 장가가는 날로도 불린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Christe Maesse)’라는 뜻인데,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을 기념한 고대 로마의 ‘정복 당하지 않는 태양의 탄생일’ 축제와 연관이 있다. 서기 313년 로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크리스트교를 공인하자, 예수(Christ) 탄생의 의미를 기존의 태양 의식(maesse)에 얹어 성탄 축제를 갖게 됐다는 역사가의 분석은 어느덧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동지는 크리스마스, 정월 초하루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자연현상이자 인간세상의 중요한 출발점인 것이다.
그래서 동지는 설날, 한식, 단오, 추석 등 한민족 4대명절 못지 않은 ‘글로벌 가치’를 지닌다.
토요일인 20일엔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 민속박물관 파주관, 동지 당일은 22일 삼청동 가는 길 국립민속박물관 본관에 가면 동지의 의미를 보다 정확히 알고, 몸소 체험하면서 동지축제를 즐길 수 있겠다. 매년 동지가 하루 정도 차이가 있는데, 올해는 양력 12월22일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동지 풍속을 보면, 동짓날 궁중에서는 관상감에서 만든 책력, 달력을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고, 백관들은 하사받은 책력을 다시 친지들과 이웃에 분배했다.
민속박물관 동지 굿즈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민속박물관 동지행사 안내. 성탄절과 연결한 부분이 흥미롭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민간에서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동지에 팥죽을 쑤어 사당에 올리는 동지고사를 지냈고 집안의 여러 곳에 팥죽을 뿌렸다. 또한 웃어른의 장수를 기원하며 버선을 지어 드리기도 하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22일 서울 본관과 오는 20일 파주관에서 ‘안녕 2025년! 동지팥티’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서양의 크리스마스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동지 명절의 의미를 새롭게 알리고, 한국 전통과 현대 감각을 결합한 ‘K-연말 파티’로 구성됐다.
서울 본관 행사에서는 오전 오촌댁에서 동지고사와 은율탈춤 공연으로 포문을 연다. 이어 ‘올해 액운 종료’ 체험, 동지부적 찍기, 기념 촬영 등 참여형 이벤트가 다채롭게 진행되며, 팥알 키링, 자개 책갈피, 털실 리스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예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시 관람객을 대상으로는 ‘액막이템 보물찾기’와 2026년 말띠 해 달력 증정도 준비돼 있다.
파주관에서는 ‘동지와 크리스마스가 만났을 때’를 주제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붉은 팥으로 손난로를 만드는 ‘호호 팥 주머니’, 버선과 별 모양을 결합한 ‘반짝 오너먼트’, 전통과 크리스마스 비즈를 이용한 팔찌 만들기, 부적과 축복 메시지를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 공예 등 양 문화를 융합한 체험이 이어진다.
남산골 한옥마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남산골한옥마을(중구 퇴계로34길 28)은 동지를 이틀 앞둔 이날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동지, 한 해를 잇다’ 세시풍속 축제를 연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에서는 새해를 위한 추천 문장을 따라 쓰며 2026년 나의 다짐을 적어보는 동지필사 체험이 열린다. 아울러 ‘동지를 건너는 문장들’ 전시가 펼쳐진다. 동아시아 출판사가 운영하는 ‘카페허블&남산책방’과 협업한 전시로, ‘어제의 기록’, ‘오늘의 풍경’, ‘내일의 상상’ 세 구역으로 구성된다.
관람객은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을 바라보며, 내일을 상상할 수 있는 책들을 한옥 공간에서 감상한다. 전시 또는 필사 체험에 참여하면 카페허블×남산책방 음료 20% 할인 쿠폰(당일 사용)’을 받는다.
동지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옥인동 가옥에서는 ▷‘동지부적 만들기’(부적 도장·스티커로 나만의 동지 부적 꾸미기), ▷‘종이 액막이 명태 만들기’(종이 키트로 액운을 막는 상징인 명태 모양 만들기), ▷‘동지포토’ 포토존(팥, 명태 등 액막이 오브제로 꾸민 크리스마스 트리 포토존)이 운영되며, 이승업 가옥에서는 새해의 각오를 써보는 ‘동지필사’가 마련된다.
남산골 동지 체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통가옥 마당에서는 조선시대 관상감에서 책력을 나누던 풍습과 팥죽을 먹으며 한 살을 더 먹는다고 믿었던 전통을 바탕으로 ‘동지책력’(오후1~2시, 행사 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시민에게 2026년 탁상 달력 무료 배포)과 ‘동지나눔’(오후 2~3시, 예부터 전해 내려온 액막이 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경험) 이벤트가 진행된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운영 중인 모바일 야외 방탈출 게임 ‘도깨비의 시그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5시까지 전통공예관에서 특별 이벤트로 진행된다. 게임 완료 화면을 제시하고 만족도 조사 참여 시 선착순 30명에게 ‘팥 찜질팩’을 준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충무로역 4번 출구 도보 5분 거리에 있으며 전통가옥은 동절기(11~3월)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 관람(동지인 22일을 포함해, 월요일은 휴관)할 수 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