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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구하라법', 정확히는 민법에 새로 추가된 제1004조의 2 조항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갖게 되면서, 상속 문제에서 오랫동안 논란을 일으켜온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은 가족의 상속 권리'가 근본적으로 다시 다뤄지게 됐다. 이 법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는 단순히 법 문구를 고치는 수준을 넘는, 사회적 공감대와 감정적 여론이 강하게 작용했다.
몇 년 전 아이돌 스타였던 고(故) 구하라 씨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이후, 생전 거의 돌봄을 하지 않았던 친모가 상속을 요구하면서 여론은 크게 들끓었다. "피만 섞였다고 해서 아무 책임도 안 한 사람이 왜 같은 몫을 가져가야 하느냐"는 질문이 폭발적으로 제기됐고, 바로 그 문제의식이 법 개정의 출발점이 됐다. 가족이라는 단어가 책임 없는 사람에게도 자동으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고인을 곁에서 실제로 챙기고 책임을 나눴던 사람의 몫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 구하라법은 이 상식적인 요구를 법률로 끌어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새 법이 시행되면 상속 구조에도 꽤 뚜렷한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그동안은 부양을 거의 하지 않은 가족이라도 '법적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속 지분을 주장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고인과의 관계, 생전의 부양 정도, 실질적인 책임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정당한 사유 없이 유기·방임한 경우 상속을 제한한다'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그동안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억울한 사례들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법조계에서도 "상속을 둘러싼 판단 기준이 혈연 중심에서 실질적 책임 중심으로 이동하는 첫 제도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상속 문제만의 변화라기보다, 우리 사회가 가족과 돌봄을 바라보는 기준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건 이 흐름이 국민연금 제도와도 맞물린다는 점이다. 같은 날 시행되는 개정 국민연금법은 유족급여 수급 대상을 판단할 때 이전보다 더 명확하게 '실질적인 생계 유지와 부양 여부'를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가족관계증명서 한 장으로 권리가 자동 인정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로 고인의 삶에 함께했는지, 경제적·정서적 책임을 누가 지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강화되는 것이다. 민법의 구하라법과 국민연금법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가족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더 이상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구하라법의 시행은 법 한 조항이 추가되는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오래도록 관습처럼 받아들여 온 가족의 의미, 돌봄의 책임, 그리고 공정의 기준을 사회 전체가 다시 묻는 과정에 가깝다. 누군가의 곁을 지키고,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누고, 필요한 순간에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 그것이 바로 내년부터 구하라법이 열어가는 변화의 방향이다.
<약력>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
한양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연수원 제39기 수료
법무법인 '서로' 변호사 / 변리사
(사)청년지식융합협회 이사
㈜굿위드연구소 자문 변호사
대한특허변호사회 이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중소기업 고문변호사
사단법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고문변호사
(전)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전)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이코노믹리뷰 / 삼성생명 WM 법률칼럼니스트
내일신문 경제칼럼니스트
충청일보 '경제야 놀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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