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토)

    美브라운대 총격 용의자 시신으로 발견…포르투갈 출신 자퇴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브라운대 박사과정 자퇴한 포르투갈 출신 40대

    동창이었던 MIT 교수도 살해…“범행 동기 미궁”

    헤럴드경제

    미국 브라운대 총격 사건 용의자인 클라우디오 네베스 발렌트(48).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 명문 브라운대에서 발생한 집단 총격 사건과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는 포르투갈 출신의 클라우디우 네베스 발렌트(48)로, 8년 전 미국 영주권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두 사건의 용의자인 발렌트가 뉴햄프셔주의 한 보관 시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며, 사망 후 상당 시간이 경과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국적자인 발렌트는 지난 15일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 자택에서 총격을 당해 숨진 누누 루레이루(47) MIT 교수와 1995∼2000년에 포르투갈 리스본 고등이공대 물리학과에서 함께 공부한 대학 학부 동창생이었다.

    발렌트는 유학생(F-1) 비자를 받아 2000년 가을부터 2001년 봄까지 브라운대에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등록했다가 휴학원을 낸 후 복학하지 않았고, 2003년에 자퇴 처리됐다. 이후 2017년 9월 미국의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DV1)’ 추첨을 통해 영주권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확인된 거주지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였다.

    브라운대 총격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브라운대 캠퍼스 내 ‘배러스 앤드 홀리’ 건물 교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경제학원론 수업의 조교가 기말고사 대비 복습을 진행하던 중 발렌트가 총격을 가해 학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브라운대 학내 공화당 조직 부회장 엘라 쿡과 신경외과 의사를 꿈꾸던 우즈베키스탄 출신 무함마드 아지즈 아무르조코브가 사망했다. 부상자 중 3명은 퇴원했으며, 6명은 안정된 상태로 전해졌다.

    이틀 뒤인 15일 밤에는 핵융합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히는 루레이루 교수가 자택에서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숨졌다. 자택이 있는 브루클라인은 브라운대가 위치한 프로비던스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이다.

    헤럴드경제

    18일(현지시간) 브라운대 공학관 앞에 마련된 추모 공간.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발렌트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렌터카를 빌려 로드아일랜드주로 이동했으며, 사건 당일 브라운대 외곽에 해당 차량이 머문 흔적이 확인됐다. 이후 그는 매사추세츠주로 이동하면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메인주 번호판을 위조해 차량에 부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터 네론하 로드아일랜드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의 신원은 확인됐지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며 “왜 지금이었는지, 왜 브라운대였는지, 왜 이 학생들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명확한 얼굴이 식별되는 감시카메라 영상이 확보되지 않아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브라운대 측은 캠퍼스 전반에 약 1200대의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나 250여 개 건물 전체를 충분히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다. 사건이 발생한 건물은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총격범이 외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DV1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됐다.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DV1 프로그램은 미국에 합법으로 이주하는 이민이 적은 나라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5만명을 추첨으로 선발해 영주권을 준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사건 당일 18일 밤 SNS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 제도를 중단키로 했다며 “이 극악무도한 사람은 애당초 우리나라에 입국이 허용돼서는 안 됐다”고 말했다. 다만 DV1 프로그램의 일방적 폐지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집단 총격 사건은 300건을 넘어섰다. 학교 총격 사건만 최소 75건이 발생해 31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