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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싸게 사고 오래 탄다...불경기가 바꾼 중고차 소비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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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고물가 불황 장기화
    저렴한 차 찾는 20대 증가
    품질보증 중시 소비도 확산
    친환경·세대교체 모델 선호


    매일경제

    H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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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경기가 중고차 시장의 소비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과거엔 선택지에도 없었던 연식 10년 이상의 ‘싼’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또 저렴한 중고차를 찾는 20대 사회 초년생은 늘어났지만 기존 중년층 고객들은 차를 오래 바꾸지 않으면서 중고차 소비층이 젊어졌다.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는 올 한 해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6년 붉은 말의 해 중고차 추세 키워드 ‘HORSE’를 선정해 19일 발표했다. △High & Low(중고차 소비 양극화) △Ongoing Green(친환경 모델 수요 확대) △Reliability First(품질보증 서비스 선호) △Switching Generation(젊어진 소비층) △Era of Next Models(세대교체 물량 유입) 등 5개 키워드다.

    가장 두드러진 소비 형태는 소비 양극화와 20대 소비자 증가다. 자동차 구매의 첫 번째 기준을 저렴한 가격으로 삼는 소비자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케이카에 따르면 연식 1~5년차 모델 거래가 올해 지난해와 비교해 13.5% 감소한 반면 11~15년차 모델은 같은 기간 거래가 12% 늘어났다.

    중고차 업체 관계자는 “10년 이상 된 차는 더 이상 감가상각이 들어갈 것도 없다”며 “과거엔 들여다보지 않았던 차들까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것이 불경기를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중고차 주요 소비층의 연령이 낮아진 것도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탓이다. 기존 차를 오래 유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60대 고객 비중은 지난해보다 23.3%로 크게 줄었다. 반면 20대 고객은 같은 기간 16.9% 늘어났다. 신차 가격 급등에 높은 할부 이자에 부담을 느낀 사회 초년생들이 첫 차로 중고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같은 맥락으로 저가 경차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다.

    싼 중고차를 선택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었지만 동시에 확실한 보증을 원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이 역시 궁극적으론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다. 자동차 사고나 고장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게 되는 상황까지 대비하는 것이다. 저렴한 차를 사면서도 품질 보증 서비스에 유료로 가입하는 것이 모순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으로도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케이카는 품질보증 서비스 선택 비율이 2022년 44%에서 올해 58.1%로 늘었다고 밝혔다. 12~24개월 장기 보증 상품 선택 비중도 2022년 12.7%에서 올해 35.4%까지 늘었다.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 역시 단순히 차를 팔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업계의 통상적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의 친환경 차량 선호도도 이어졌다. 신차 추세는 시차를 두고 중고차 업계로 옮겨온다. 친환경 차 판매 점유율은 △2022년 4.7% △2023년 6.7% △2024년 8% △2025년 10.1%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두자릿수 판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반면 디젤 차량 점유율은 2022년 21.2%에서 올해 15.6%로 줄었다.

    중고차 모델 세대교체 사이클도 변화가 감지된다. 2019~2021년 전후 출시된 차들이 중고차 매물로 유입되며 중고차도 구형 모델이 아닌 신형 모델 중심 거래가 늘고 있다. 케이카는 스파크와 모닝이 경차 판매 톱10에서 빠지고 캐스퍼가 5위에 오르며 새로운 대세 모델이 됐다고 밝혔다. 전통 강호인 아반떼 AD모델에 더해 CN7 모델도 새롭게 주요 거래 모델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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