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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사설] 일본 금리 30년만에 최고, 국제금융시장 변화 면밀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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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렸다.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장기간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뒤, 작년 7월과 올해 1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씩 올리며 돈줄을 조여왔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본 국채금리도 급등했다. 10년물이 2.005%까지 올라 2006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다행히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올랐고, 환율은 하락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사전 예고됐고, 주가 등에 먼저 반영된 탓에 큰 충격 없이 넘어간 것이다. 지난해 7월 금리 인상은 전격적으로 단행된 데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고, 코스피도 9% 가까이 폭락했다.

    그러나 안심은 금물이다. 모두가 예상한 변수는 악재가 아니라지만 0.75%의 일본 기준금리는 지난 30년간 세계가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일본의 금리 인상 행진이 여기서 멈춘다는 보장도 없다. 일본 금리 인상으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에 투자된 엔화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장기 저성장·저물가를 겪은 일본은 오랜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고, 이 때문에 엔화를 빌려 해외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최대 4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외화 자금이 국내에서 빠져나가면 그만큼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는다. 정부와 당국의 온갖 조치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 목전에서 몇 달째 꿈쩍도 않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치(1394.97원)를 크게 웃돈다. 고환율로 원유와 곡물 등 원자재 수입가격이 올라 민생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전날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을 발표한 정부는 이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규제 완화책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외화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의 외화 차입 비용을 줄여 외환시장에 달러 등 외화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지만, 부실 금융회사와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부를 우려도 상존한다. 정부와 당국은 정책의 합리적 조합과 제도의 탄력적 운용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화에 주도면밀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경향신문

    19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보이고 있다. 이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기준금리인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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