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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사설] 통일부에 ‘남북 신뢰회복 역할’ 힘 실은 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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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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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외교부·통일부의 새해 업무보고에서 “남북이 과거에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돼가는 것 같다”며 “불필요하게 강대강 정책을 취하는 바람에 (남북이) 정말로 증오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의 전략일 수도 있고, 일종의 업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을 바꿔내야 한다”며 “그 역할은 통일부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북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두 부처간 갈등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부가 남북간 신뢰 회복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통일부에 대해 “남북 간 적대가 완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 주도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달라”고 했다. 외교부와 주한미국대사관이 주도하는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협의’에 통일부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두 부처간 마찰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대북정책 주무부처가 통일부임을 분명히 한 것은 적절한 ‘교통정리’라고 할 수 있다. ‘팩트시트 후속협의’ 등 대북정책 한·미 협의 채널 가동이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들어진 ‘한·미 워킹그룹’의 실패를 반복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진화할 필요도 있었다.

    현행법은 통일부를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의 주무 부처로 규정하고 있고, 외교부 역할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적 지원으로 한정된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역할 분담선이 무너지면서 정책에 혼선을 빚는 폐단이 있었다. 법으로 보장된 통일부의 고유한 정책 영역은 존중될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이 역할분담선을 그은 만큼 후속 논의를 거쳐 역할 분담 논란을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를 중심에 두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추진하겠다”며 ‘제재 완화’, ‘한반도 평화특사’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관광 등 다각적인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북한이 남북관계 단절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욕만 앞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북한의 호응없이 실천할 수 있는 긴장완화 방안을 선제 이행하는 것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선이후난(先易後難)’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언급했듯이 노동신문 등 북한 사이트 열람 제한 등 시대착오적 규제를 푸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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