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가 2026년부터 미국에서 생산한 자사 차량을 일본으로 역수입해 판매하기로 했다. 지난 9월 타결된 미일 상호관세 무역협상에서 미국과 합의한 자동차 시장 개방안을 지키기 위해서다. 대일 무역적자를 문제 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일본으로 역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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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도요타는 미국에서 생산한 캠리, 픽업트럭 툰드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하이랜더를 역수입해 일본 내에서 판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역수입하는 3종의 차량은 일본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모델이다. 판매 방식과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도요타만이 아니다. 혼다 역시 대형 SUV 모델인 파일럿과 패스포트, 픽업트럭 리지라인을 역수입할 차량 후보군으로 검토 중이다. 닛산 역시 고급 SUV 무라노, 대형 SUV 패스파인더를 일본으로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미국에서 생산한 일본 자동차를 자국으로 들여올 때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식으로 완성차 업체의 역수입을 돕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는 서류 제출 외에 추가로 안전성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미국 생산 차량의 경우 이 절차를 서류 검사로 대체하는 특례를 제정해 2026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완성차 역수입 이유
일본 완성차 업체가 자사 차량을 역수입하는 이유는 9월 미국과 합의한 상호관세 협상 때문이다. 미일 상호관세 협상에서 미국 정부는 일본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한 25%의 품목별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그 대가로 일본 정부는 5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에 합의했고, 미국에서 생산하고 안전 인증을 받은 자동차를 추가 인증 절차 없이 수입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협상 전부터 미국 자동차가 일본에서 판매되지 않는다는 점을 꾸준히 지적했다. 더불어 일본과 미국의 안전기준 차이를 사실상의 비관세장벽이라고 비판하며 일본 정부에 대책을 촉구해왔다. 일본의 이번 역수입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다만, 일본 자동차 시장 내에서 역수입 차량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지는 미지수다. 미국 인건비가 일본보다 비싸고 역수입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도 있기 때문이다. 판매가를 높이지 않는다면 일본 자동차 업계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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