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토)

    [이창언 교수의 트럼프 행정부 2기 국가안보전략서 분석]①'미국 우선주의'와 지속가능성 협력의 구"적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SDG뉴스

    이창언 한양대 지속가능발전연구센터 센터장, 공공정책대학원 시민사회학과 SDGs 전공 교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2025년 12월 5일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는 단순히 정권의 외교 정책 방향을 담은 보고서를 넘어선다. 이는 마치 그리스 신화 속 아틀라스(Atlas)가 자신의 어깨에 짊어졌던 하늘을 마침내 내려놓고 등을 돌린 것처럼, 냉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온 70여 년의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와의 최종적인 절연을 선언하는 문서다. 총 29페이지 분량(총 33쪽)에 담긴 이 냉혹하고 직설적인 선언은 '유연한 현실주의(Flexible Realism)'와 '거래적 일방주의'라는 새로운 기치 아래, 2026년 이후 지구촌 정치, 경제, 안보 지형에 중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이 NSS야말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철학을 최고 수준으로 구"화하고 제도화한 문서다.
    SDG뉴스

    ▶ 트럼프 2기 NSS는 국경 안보를 단순히 물리적 방위를 넘어 국가 정체성과 생존의 최전선으로 격상시키며, '대량 이주 시대의 종식'을 통해 내부의 혼란을 막고 '안보의 국내화'를 이루고자 한다.(이미지=AI생성,SDG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대통령의 칙령: '파국' 서사와 충격적 공약의 제도화

    NSS의 시작을 알리는 Ⅰ. 대통령의 서한은 전략서 전체의 격앙된 톤과 긴급성을 설정하는 핵심적인 장치다. 대통령은 이전 행정부가 초래한 "파국과 재앙의 직전" 상황을 자신이 "역사적인 속도"로 반전시켰다고 선언한다. 이 서사는 NSS가 객관적인 전략 문서이기보다,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과 '미국 우선주의' 철학이 국가를 위기에서 구원했음을 강"하는 강력한 정치적 선언의 역할을 수행한다. 마치 고대 로마 공화정 시대의 독재관(Dictator)이 국가적 위기 앞에서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내린 긴급 칙령과 같다.

    특히 이 서한에서 던져진 가장 충격적인 메시지는 NATO 동맹국들에 대한 국방비 GDP 5% 요구다. 이는 단순히 재정 부담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냉전 초기 상호 방위의 맹세로 맺어진 동맹을 이익 계산이 명확한 '거래 관계'로 격하한 행위다. 또한 이란의 핵 농축 능력을 "파괴"했다고 주장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을 언급한 것은, 국제 규범보다는 힘(Strength)을 통한 일방적 행동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NSS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2. 구"의 혁명: 글로벌리즘 연대 이념의 해체

    트럼프 2기 NSS는 목표(Ends) 수단(Means) 지역 전략(Regional Strategy)이라는 고전적인 전략 수립의 논리적 흐름을 따른다. 이는 손자병법(孫子兵法)에서 전쟁의 승리를 논할 때 '목표를 정하고, 수단을 준비하며, 지형에 따라 전략을 적용하는' 것과 같은 군사 전략의 기본 뼈대다. 그러나 이 기본 구"는 '탈(脫)글로벌리즘'이라는 단 하나의 이념적 필터를 통해 완전히 재해석됐다.

    ① 서론: 글로벌리즘과의 최종적인 결별 선언
    Ⅱ. 서론: 전략이란 무엇인가?에서 NSS는 지난 수십 년간의 외교 정책을 '글로벌리즘'이라는 모호한 이념에 사로잡혀 국익을 훼손했다고 단호히 비판한다. 서론은 외교 정책의 유일한 전략적 지침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여야 함을 선포하며, 세계 정치의 근본 단위는 민" 국가(Nation-State)임을 재확인한다. 이는 마치 "선 시대 해금령(海禁令)이 내려져 국가의 모든 역량이 내부로 집중됐던 것처럼, 미국은 보편적 가치나 인권 전파의 책무에서 벗어나, 철저히 자국 이익에 기반한 '거래적 일방주의'를 펼칠 것임을 선언한다. NSS는 유엔(UN)과 같은 초국가적 "직을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잠재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거리두기를 정당화한다.
    SDG뉴스

    ▶ NSS가 선언한 '탈(脫)글로벌리즘' 전략의 개념적 전환은 과거 다자주의와 글로벌 거버넌스에 배분되던 미국의 자원과 외교적 초점이 '주권적 국경 통제'와 '자국 중심의 국익 극대화'로 재편되고, 초국가적 조직에 대한 관여는 축소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 목표의 국내화: 안보가 곧 문화다

    세 번째 섹션인 Ⅲ. 미국이 원하는 것(What the United States Should Want)은 NSS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Ends)를 정의하는 부분으로, 국내 문제 해결을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통합하는 파격적인 특징을 보인다.

    가장 우선순위로 명시된 것은 국경 통제와 이민 시스템에 대한 완전한 통제이며, NSS는 이를 통해 '대량 이주 시대의 종식'을 선언한다. NSS는 국경 안보를 단순히 물리적 방위를 넘어 사회적, 문화적 안보와 동일선상에 놓으며,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불거진 이민 문제와 문화적 정체성 논쟁을 국가 안보 전략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NSS는 또한 궁극적으로 미국의 '생활 방식(way of life)'과 '전통적 가치'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를 반영하며, 안보의 범위를 군사력, 경제력을 넘어 보수적 가치의 수호라는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SDG뉴스

    ▶ NSS는 국경 안보를 단순히 물리적 방위를 넘어 사회적, 문화적 안보와 동일선상에 놓는다. 이는 미국의 '생활 방식'과 '전통적 가치'를 보호하려는 의도를 반영하며, 이민 문제와 문화적 정체성 논쟁을 국가 안보 전략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 수단과 도구: 일방주의의 실행 엔진
    마지막 섹션인 Ⅳ. 수단과 도구(Means)는 NSS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적 성향이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이 전략은 관세를 단순한 무역 "치가 아니라, 재산업화와 전략적 관세 사용을 통해 글로벌 무역 질서를 미국의 이익에 맞게 재"정하는 경제적 수단을 최우선으로 다룬다. 관세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 안보의 핵심 도구로 공식화된 것이다. 또한 에너지 지배력(Energy Dominance) 확보를 위해 '기후 변화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화석 연료 생산 극대화를 통해 에너지 자립을 꾀하는 정책을 공식적인 국가 안보 수단으로 자리 잡게 했다. 군사적 수단에서는 동맹국들에 대한 부담 공유(Burden-Sharing) 확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되며, 동맹국들이 미국의 재정 부담을 줄여주는 거래적 수단으로 활용될 것임을 분명히 한다.

    트럼프 2기 NSS는 냉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와의 최종적인 결별을 선언하고, '유연한 현실주의'와 '거래적 일방주의'라는 기치 아래, 미국의 모든 정책과 자원을 '미국에 가장 이익이 되는 것'에 집중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 문서는 단순한 정책 변화를 넘어, 전 세계에 정치, 경제, 안보, 그리고 인류 보편의 가치 체계에 대한 대격변을 예고한다.

    ▶ 다음 칼럼에서는 NSS가 천명한 '미국 경제 요새화' 전략, 즉 재산업화와 전략적 관세 도구론이 2026년 이후 글로벌 경제 질서에 미칠 파장을 심층 분석할 예정이다.

    SDG뉴스=

    < Copyright SDG뉴스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