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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청계광장]우리 회사는 언제, 어떻게 확장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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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촉이 있는 사장은 '우리가 언제 사업을 확장해야 할까'에도 늘 촉각을 곤두세운다. 무조건 회사가 잘되고 있을 때 확장하는 것이 답은 아니다. 때로는 위기상황에서 관점을 바꾸면 그것이 곧 확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사장은 끊임없는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신이 지금 하는 사업과 연관 있는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내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내 사업의 맹점은 무엇인지, 잘되고 있다 하더라도 더 큰 성장을 위해 바꿔야 할 관점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여기서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성장한 한 식품기업과 효율적인 M&A로 사업확장에 성공한 업체, 총 2개 사례를 간단히 이야기하려고 한다. 촉이 있는 사장들은 두 사례를 보며 자기 사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인사이트를 얻길 바란다.

    1. 관점을 바꾸고 성공궤도에 진입하다, '한울'

    편의점에서 유명한 꼬마김치를 생산하는 한울이라는 회사가 있다. 김치회사로 시작했는데 '비비고' '종가집'이라는 대형 브랜드 때문에 김치 하나만으론 중소기업으로서 살아남기가 힘들었다. 사장은 '종가집과 CJ와 어떻게 싸워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때 내가 이렇게 말했다.

    "관점을 바꿔봅시다."

    "관점이요?"

    "김치 하나만으로는 경쟁이 힘드니까요. 결국 김치가 속해 있는 카테고리가 '반찬' 아닙니까. 그러니 김치를 포함해서가 아니라 반찬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해봅시다."

    내 말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사장은 곧바로 반찬을 출시하고 편의점 도시락에 반찬을 납품했다. 진미채, 볶음김치, 메추리알, 꽈리고추 등 농산물을 바탕으로 한 반찬들을 도시락업체에 공급하자 완전히 차별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7~8년 전 도시락시장이 커지면서 탄력이 붙어 한울은 단순 김치회사에서 반찬을 만드는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했다.

    사업의 변환과 확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김치와 반찬은 밥 먹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닌가. 즉 쌀이 있는 곳에는 모두 갈 수 있는 게 김치와 반찬이었다. 그래서 급식시장에 진출했고 케이터링사업으로도 확장했다. 몇십억 원 정도의 작은 회사를 인수해 200억~3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워놨다. 전략이 잘 먹혀들자 이제 기존 김치와 관련해서도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김치를 생산하면 묵은지가 나오는데 그 묵은지 맛이 탁월하니 이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묵은지를 판매할 마땅한 채널이 없었던 것이다.

    고민 끝에 김치찌개 전문점을 열기로 했다. '김치도가'라는 브랜드로 '김치가 맛있어서 어쩔 수 없이 김치찌개를 하는 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시작한 김치찌개집은 현재 20개 정도의 체인점을 갖고 있다. 이 점포들은 한울이 생산하는 김치와 돼지고기, 반찬 등을 납품하니 당연히 100% 한울의 매출로 잡히고 사업에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었다.

    2. M&A를 고민한다면 윈윈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라, '야놀자'

    숙박정보 제공업체로 잘 알려진 야놀자는 가맹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영모텔을 운영한다. 가맹점이 전국에 몇천 개가 있는데 야놀자는 기존 다른 업체처럼 모텔이나 호텔을 수집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먹는 방식으로만 운영하지 않는다. 그것을 포함해 각 숙박업체에 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을 한다.

    이런 형태의 운영이 성공하자 야놀자는 숙박업 중개업체에서 인테리어를 해주는 회사로 사업을 확장했다. 비주얼을 중요시하는 요즘 젊은이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인테리어가 필수다. 이것이 시너지가 나자 인테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가구인 '침대'를 만드는 회사 인수를 고민한다. 더불어 미니냉장고, 커피포트, 드라이어 등을 생산하는 소형가전 전문업체에 주주로 투자한 다음 가맹 숙박업체들을 컨설팅하고 리뉴얼이 필요할 때마다 자기 회사의 물건을 넣는 식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진행한다. 소위 '계열화'를 한 것이다.

    이기왕 호원대학교 초빙교수 (전 숭실대학교 중소기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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